140자 이내의 짧은 글을 올리는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트위터는 자신이 직접 글을 올릴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쓴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재(再)전송할 수도 있다. 직접 올리는 것은 '트윗(tweet)', 타인의 글을 재전송하는 것은 '리트윗(retweet)'이라고 한다. 내가 직접 올리거나 타인의 것을 복사한 글은 나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친구(follower)들에게 동시에 퍼져 나간다. 친구가 해당 글을 다시 리트윗하면 역시 똑같이 수십, 수백명에 달하는 그의 친구들에게 확산된다. 이 같은 전파성이 트위터의 특징이다.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121만건에 달하는 트위터 글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사람 대신 자동으로 글을 퍼뜨려주는 '봇(bot) 프로그램'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봇은 '로봇(robot)'의 줄임말이다. 예를 들어 '○○○ 트위터 계정에 글이 올라올 때마다 자동으로 리트윗해라' '매시간 서울 지역 날씨 정보를 전송해라' 등 프로그램 이용자가 사전에 설정해둔 작업을 수행한다.

특정 트위터 이용자가 선거·정치 관련 글을 한 건 올리면 사전에 명령을 받은 봇 프로그램이 이른바 '유령 계정' 수십개를 통해 실시간으로 같은 글을 퍼 나르며 급속히 전파시킨 것이다.

국정원 직원이 직접 올린 2만6550건의 글이 121만228개로 60배가량 늘어난 것도 이 방식이다. 글을 한 번 쓰면 수십여개의 계정이 동시에 똑같은 글을 등록하는 '동시 트윗'이란 방법도 활용됐다.

봇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트위터 글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는 있지만 해당 유령 계정을 받아보는 사람이 많아야만 의미가 있다. 올린 글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해당 계정의 친구 수가 얼마냐에 따라 전파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1명인 사람이 100개의 글을 올린 것(1×100)보다 친구가 10명인 사람이 50개의 글을 올린 것(10×50)이 더 전파력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