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중국 업체인 화웨이(華爲)의 이동통신망(網) 장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제기된 통신 보안 논란에 대해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2.8기가헤르츠 대역의 광대역 LTE 기지국 장비 공급 업체로 삼성전자·NSN 등과 함께 화웨이를 선정했다. 하지만 화웨이가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을 시도했던 미국과 호주에서는 양국 정부가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통해 중국 정부가 정보를 수집할 우려가 있다"며 화웨이 장비를 못 쓰도록 막았다. 이 때문에 국내 보안 전문가들도 통신 보안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LG유플러스의 유필계 부사장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사옥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쓴다고 보안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아무리 화웨이가 가격 조건이 좋다고 해도 보안 문제가 있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는 게 우리 경영 방침"이라며, 제기된 보안 문제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LG유플러스는 미국·호주와 통신장비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밝혔다. 노세용 전무는 "이 국가들은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운영까지 제조사에 맡기지만 우리는 모든 통신망을 직접 운영한다"고 말했다. 장비 운영 과정에서 정보 유출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은 외부 인터넷망과 완전히 분리돼 있어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속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화웨이가 원격으로 자신들의 장비에 접속해 정보를 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통신망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때도 LG유플러스 직원이 제조사의 직원과 함께 진행해, 악성 프로그램을 몰래 깔지 못하도록 감시한다고 했다. 화웨이가 납품 단계부터 미리 악성 프로그램을 심은 뒤, 외부로 정보를 내보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LG유플러스 유홍일 팀장은 "보안 시스템에서 알 수 없는 트래픽을 항상 감시하기 때문에 기지국에서 외부로 정보를 내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LG유플러스의 입장에 수긍하면서도 "100% 안전하다고 단언하기엔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제대 김철수 교수(컴퓨터공학과)는 "망 장비 중 하나인 라우터의 경우 통신업체는 라우터 간의 통신 내용은 알기 힘들다"며 "'절대 안전하다'고 믿고 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만에 하나 정보 유출을 시도한다면, 통신업체와 통신 장비업체 간 어느 쪽이 더 기술력이 뛰어난지가 관건인데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 전무는 "창과 방패의 이야기"라며 "35년간 통신망 장비를 관리·검증하는 기술이 축적된 LG유플러스가 20년 조금 넘은 중국 화웨이보다 기술력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