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실적을 냈지만, 향후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이 여전히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가 전체 영업이익의 65% 수준인 6조6000억원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업인 삼성그룹의 매출 역시 66%를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흔들리면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그 여파가 곧장 그룹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다. 그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휴대전화 이후'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이 서서히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革新)이 없다면 삼성전자도 노키아, 블랙베리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선전(善戰)을 자신하고 있다. 갤럭시S4가 꾸준히 팔리고 있는 데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노트3 효과'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4분기에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는 것이 삼성 측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삼성전자에 호의적이지 않다. 갤럭시S4·갤럭시노트3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가형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고가 정책을 고수해왔던 애플마저 아이폰5C라는 중가형 모델을 내놓고 삼성이 절대적 우위를 보였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지웅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4는 출시 이후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받았지만, 판매목표 1억대 달성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면서 "최근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JP모건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축소하는 보고서를 내자, 하루 만에 시가총액 15조원이 사라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