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기 원장.

“남성은 아침에 안 서면 혈관계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기부전 치료분야 명의인 최형기 성공의원 원장(연세의대 비뇨기과 명예교수)은 최근 인터뷰에서 “아침 발기는 혈액 순환이 잘 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는 건강한 남성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에 따르면 20~30대라면 매일 아침 서야 정상이다. 40~50대는 한달 이상 없으면 발기 장애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낮에는 사회적 체면과 스트레스로 어렵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한 아침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서야 맞다는 것이다. 밤새 혈액이 산소를 충전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침은 물론 밤낮으로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들이다. 대개 보양식이나 치료제부터 찾지만 가장 좋은 약은 따로 있다. 운동이다. 최 원장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늘고, 혈관의 탄력이 줄면서 발기력이 떨어진다”며 “덜 먹고 많이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올해 5월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 발기부전 수술의 대가에게 주는 브랜틀리 스콧상을 수상했다. 이 상을 동양인이 수상한 것은 최 원장이 처음이다. 그는 1983년 국내 최초로 성기능장애 특수클리닉을 만들고 성의학을 개척한 비뇨기과 전문의다. 최 원장에게 남성 발기에 관해 자세히 물었다.

-발기 부전이 뭔가.
"남성 성기는 단단하게 서야 삽입한 뒤 운동하면서 사정할 수 있다. 흐물흐물하면 삽입 자체가 안 된다. 시도한 횟수의 절반쯤 실패했다면 발기 부전으로 봐야 한다. 임신에 이를 수 없고, 부부 관계가 소원해진다."

-발기가 왜 안 되나.
"나이가 들거나 고혈압·당뇨병·비만·동맥경화증 등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방광과 전립선 등 성기와 그 주변에 혈액 순환이 어려워 발기력이 떨어진다. 남성호르몬이 덜 생겨도 안 된다."

-전립선암 환자도 어렵다는데.
"전립선에 암이 생긴 경우, 로봇으로 정교하게 수술하더라도 혈관과 신경이 손상된다. 전립선을 제거하면 사정도 안돼 쾌감이 떨어진다. 고환이 남아 정자가 만들어져도 전립선액이 없어 정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크기는 상관 없나.
"성기가 크다고 발기가 잘 되거나 성관계에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서양인은 보통 때도 크지만 동양인은 탄력성이 좋다. 숨어 있다가 커진다. 평균 길이는 큰 차이가 없다. 한국 남성은 발기했을 때 길이가 뿌리부터 12~22㎝ 정도다. 그 이하라도 발기만 잘 되면 삽입해 임신에 이를 수 있다."

-발기 부전 수술은 무엇인가.
"남성의 성기에 보형물을 넣는 수술이다. 실리콘 재질의 펌프·저장고·실린더 등 3조각이다. 음낭 속 펌프를 누르면 골반 안쪽 저장고에서 식염수가 나와 음경 속 실린더를 채운다. 이 원리로 발기가 된다. 기구를 끄지 않으면 하루 종일도 서있는다."

-이 수술을 누가 받나.
"비아그라와 같은 치료제를 먹는 등 오랜 노력에도 효과가 없는 남성이다. 질환이 있거나 사고로 성기를 다쳤거나 재혼을 앞둔 중장년 등 다양하다. 85세까지 수술해봤다. 1970년대 발명된 수술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비는 보형물을 포함해 1000만원 수준이다."

-다른 남성 보형물 수술도 많은데.
"남성의 귀두 뒤쪽에 실리콘 재질의 원형 링, 다각도로 돌출된 해바라기형, T자형 등을 삽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크기만 크게 할뿐 발기에는 도움이 안 된다."

-자극이 지나쳐도 발기 부전이 된다는데.
"성기가 한껏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체위를 갑자기 바꾸면 음경의 해면체를 싸고 있던 백막이 터지면서 '뚝' 소리가 난다. 혈액이 새는 부위를 1시간 이내에 봉합하지 않으면 이후 발기가 평생 안 된다. 또 강한 자극을 반복하면 중년 이후 서서히 성기가 구부러져 아프다."

-어떻게 해야 좋은가.
"성관계 하면 삽입해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만 생각하는데, 충분한 애무로 인간적인 친밀감을 많이 느껴야 한다. 문제가 있는 부부라면 삽입하지 말고 각각 30분씩 서로의 온몸을 애무해보길 권한다. 몰랐던 성감대를 찾고, 새로운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