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노사가 임금 인상폭 및 단체협상안을 놓고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아 파업이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30일 오전 10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21차 교섭에서 임금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350%+500만원' 지급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고민한 흔적이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노조는 교섭 후 곧바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2일과 3일 각각 8시간씩 부분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 9만5000원 인상안 수용을 거부했다. 현대차 생산 라인이 파업으로 정지된 모습.

주간 1조는 오전 1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주간 2조는 오후 8시10분부터 12시30분까지 생산을 멈춘다. 하루 70분의 잔업과 주말특근도 계속 거부한다.

임금협상안과는 별개로 노조의 단협 요구안 중 9개 안에는 추가 합의했다. 앞서 노사는 전날 열린 교섭에서 직원 사망시 자녀(고등학생) 장학금 지급 등 8개 안에 합의해 지금까지 노조의 75개 요구안 중 44개가 관철됐다.

노사 안팎에서는 휴일특근 방식을 놓고 돌발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날 교섭에서 일부 노조 대표가 "휴일 특근시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줄여 노동강도를 낮춰야 한다"며 재협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측은 "노사가 5월 합의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만약 노조가 끝까지 휴일 특근 방식 재협상을 물고 늘어지면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한편 노조의 파업지침에 따라 울산·전주·아산공장 주간 1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주간 2조는 오후 8시 10분부터 각각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날까지 6차례 파업으로 회사는 자동차 2만8084대를 만들지 못해 5763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