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에 이러 한국GM이 순수 전기차 '스파크EV'를 출시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이 본격 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아직 충전 시설이 부족하고 수요도 많지 않은 편이지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국GM은 27일 인천 원창동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스파크EV 신차 발표회를 열고 10월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스파크EV는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달릴 수 있는 소형 순수 전기차다. 완전히 충전하는데 6~8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배터리 80%를 20분 안에 충전하는 급속충전도 지원한다. 최고출력 143마력을 내는 105킬로와트(kW)급 전기모터를 탑재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8.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국GM은 27일 순수 전기차 '쉐보레 스파크EV'를 출시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스파크EV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한국GM은 이 날 환경부·창원시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앞으로 전기차 및 충전시설 보급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3자가 협력키로 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스파크EV의 가격은 3990만원이지만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모두 받으면 실구매 가격은 1700만원대까지 낮아진다"며 "배터리 등 핵심 부품 보증기간을 8년 16만km를 보장해 전기차의 경제성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이 27일 출시한 순수 전기차 스파크EV.

스파크EV가 출시되면서 이제 막 산업이 개화 중인 국내 전기차 시장에 본격 경쟁 체제가 마련됐다. 르노삼성차 역시 지난달 순수 전기차 'SM3 Z.E.'를 출시하고, 10월 본격 시판에 들어가기로 했다. SM3 Z.E.도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달릴 수 있으며, 완전 충전하는데 6~9시간이 소요된다.

앞서 2011년 기아자동차는 순수 전기차 '레이EV'를 출시했으며, 내년에 '쏘울'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BMW도 내년 상반기 'i3' 출시를 계획 중이다.

아직 수요가 많지 않지만 업체들이 서둘러 전기차를 출시하고 나서는 것은 충전 규격이 표준화 되지 않은 전기차 특성상 선점 효과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시간 이상 걸려 100% 충전하는 '완속충전'은 이미 국내외 표준이 통일돼 있지만, 20~30분 내에 80% 정도 충전하는 '급속충전'은 업체별로 방식이 제각각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급속충전으로 일본의 '차데모 방식', 르노삼성차는 '교류(AC) 방식', BMW와 한국GM은 '콤보 방식'을 각각 채택하고 있다. 각각의 방식은 서로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밀고 있는 방식의 급속충전소를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차 판매량을 경쟁사 대비 크게 늘려야 한다.

이병직 한국GM 수석엔지니어(상무)는 "스파크EV가 채택한 콤보 방식은 세계적으로 가장 넓게 적용된 일반적인 방식"이라며 "기술적으로 다른 방식보다 훨씬 우월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도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