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부진, 발급기준 강화 영향으로 상반기 신용카드 결제액 증가율이 3년 반만에 최저치로 뚝 떨어졌다. 반면 체크카드는 발급장수가 사상 처음으로 1억장을 넘어서는 등 신용카드 사용이 줄고 체크카드는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신용카드 결제액은 1조5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증가에 그쳤다. 증가율 기준으로 보면 2009년 하반기(3.2%) 이후 3년6개월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둔화되고 작년 10월 금융감독당국이 신용카드 발급기준에 개인 신용등급 제한을 신설하는 등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일평균 결제 건수는 2149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8.9% 늘어났다.

반면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신용공여 체크카드(하이브리드카드) 장려,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과 카드사들의 영업 강화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7.5% 증가한 2370억원을 기록했다. 민간소비 부진으로 작년 하반기(18.3%)에 비해 증가율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결제건수는 839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1.4% 늘었다. 특히 신용등급 7등급 이하도 30만원 한도 안에서 신용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카드의 신용결제 이용금액은 6월중 일평균 1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체크카드에 대한 세제혜택을 늘리면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발급장수 간 격차도 점점 줄고 있다. 체크카드 발급장수(누적)는 1억369만장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6%(458만장)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억장을 넘었다. 반면 신용카드는 1억1534만장으로 2011년 상반기 1억2230만장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4.4장이고 국민 1인당으로는 2.3장이었다.

건당 결제금액은 전자상거래, 편의점 등을 통한 소액결제가 늘면서 감소하는 추세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5만1000원, 2만8000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9%(5만2000원), 12.5%(3만2000원) 줄었다.

올 상반기 중 카드 등 비현금 지급수단에 의한 지급결제 건수는 일평균 4822만건, 금액은 304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9.5%, 4.3% 증가했다. 카드, 계좌이체(인터넷뱅킹 등) 전자지급수단의 일평균 이용건수가 전년동월대비 각각 14%, 6.3% 늘어난 반면 어음, 수표(전자어음 제외) 등 장표방식은 23.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