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연소득 3450만원 이상의 봉급 생활자 434만명(전체 근로자의 28%)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근로소득세 공제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 주된 이유다. 세율을 높이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증세(增稅)'라고 할 수 있어 어떤 부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소득이 3450만원이 넘으면 무조건 세금을 더 내게 되나.

"아니다. 납세자연맹이 계산해 본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이 3450만원이 넘더라도 각종 세액공제 조건에 따라 연봉 5500만원 정도까지는 세금을 더 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연봉 6000만원이 넘는 경우는 어떻게 하더라도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어떤 차이가 있나.

"소득공제는 전체 소득(연봉)에서 의료비, 교육비 등 공제 대상 지출액을 빼서 그만큼 줄어든 소득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고, 세액공제는 일단 소득 전액에 대해 세금을 매긴 다음에 일정 비율로 세금 자체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연봉 2000만원인 사람에게 5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면 15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한다는 뜻이고, 세액공제 혜택을 50만원 준다고 하면 일단 소득 2000만원에 대해 소득세를 매겨서 나온 세금 액수에서 50만원을 덜 내게 해준다는 뜻이다. 세금은 소득에 세율을 곱해서 계산하니,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일수록 소득 자체를 줄여주는 소득공제가 유리하고, 세액공제가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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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소득세 부담이 높아지나.

"당장 내년 1월부터 부담이 커진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 따라 정부가 간이과세표를 만들고 그에 따라서 매월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게 된다. 따라서 매달 떼는 세금이 올해보다 늘어나게 된다. 연소득 3450만원에서 7000만원 사이인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 소득세를 올해보다 평균 16만원 더 부담해야 하므로 매달 1만3000원가량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세금 부담이 많이 늘어나는 계층은.

"독신인 미혼 직장인의 세 부담이 커진다. 이런 사람들은 연봉이 3000만원에 못 미치더라도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미혼 직장인은 자녀 세액공제가 없고 의료비, 교육비 지출도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적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자녀 세액공제가 없어 마찬가지다."

―현재는 맞벌이 부부가 한 사람으로 소득공제를 몰아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도 유효하나.

"개정안에서는 몰아주기가 안 통한다. 어차피 한 가족 안에서 세액공제 비율이 일정하기 때문이다."

―독신이나 신혼부부 외에도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나.

"교육비나 의료비 등 특정 항목에서 공제를 많이 받았던 사람들이 여러 항목에서 고르게 공제받았던 사람들에 비해 크게 불리해진다. 세액공제 방식으로 여러 공제 항목을 통합하기 때문이다. 의료비 지출이 많은 중산층이나 소득 6000만~8000만원 정도이고 교육비나 다자녀 공제 혜택을 많이 받은 가정에서는 세액공제로 자녀공제가 통합되면서 소득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ITC(근로장려세제)와 CTC(자녀장려세제)는 언제부터 변화가 생기나.

"EITC는 기존에 시행되고 있으면서 내년부터 확대되는 반면 CTC는 2015년부터 새로 생긴다는 게 다르다. EITC는 현재 자녀 숫자에 따라 지원금을 받는 방식에서 내년부터 단독 가구 여부와 맞벌이 여부에 따라 지원금을 받는 방식으로 바뀐다. 2015년부터 연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는 자녀당 50만원의 CTC 지원금을 받게 된다."

―EITC와 CTC는 중복 수령이 가능한가.

"그렇다. 둘 다 받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CTC를 받는 사람은 자녀 1명당 15만~20만원씩 주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EITC는 소득 2500만원(2인 이상 가구일 경우) 이하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나.

"아니다. 내년까지는 재산이 1억원 이하여야 받을 수 있다. 다만 2015년부터는 1억4000만원 이하도 받을 수 있게 확대된다. 2015년부터는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은 사람도 추가로 EITC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성형수술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한다는데 라식 수술 등도 해당되나.

"미용 목적의 시술은 기본적으로 과세 대상이다. 다만, 사시(斜視) 교정과 같은 시각 계통 수술은 외모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더라도 과세에서 제외한다. 또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 교정술과 흉터를 제거하기 위한 성형수술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왜 근로소득세를 늘리는 카드를 꺼냈나.

"월급생활자한테 소득세를 원천징수해서 떼는 게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간단하게 세수(稅收)를 늘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른 세금과 달리 얼마나 더 걷힐지 세수 예측이 쉽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확정된 것인가.

"아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결정된다. 정치권에서 중산층에 부담이 많이 간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통과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다만 고소득자에게 높은 소득세를 매겨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방안은 정치권에서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기준점을 정부안보다 높게 조정하는 정도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