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47·사진) 카카오 공동대표는 한국과 외국 소프트웨어(SW)산업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한국만의 '갑(甲)의 횡포'를 들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큰 업체가 계약을 따낸 뒤 전문기업에 발주하는 하도급 관행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갑을이 아니라 대등하다는 것이다.

"대기업과의 계약서를 보면 SW의 소유권은 무조건 갑이 갖게 돼 있는데 이건 말이 안 됩니다. 회사의 핵심 기술을 통째로 내주든지 아니면 입찰에서 빠지란 얘기죠. 갑과 을(乙) 서로 공정하게 SW의 가치를 평가해줘야 합니다. "

SW 제품만큼이나 SW 인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도 강조했다. "개발자 개개인의 능력과 노하우가 크게 좌우하는 분야가 SW예요. 건설 노동자처럼 몇 명을, 얼마나 투입했느냐가 아니라 최종 결과물인 SW의 가치에 맞는 보상을 해줘야죠."

인재가 SW업계로 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이과는 의대, 문과는 법대'라는 공식처럼 정해진 안전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풀려면 IT업계 자체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IT업계에서 자꾸 성공 신화를 만들어야 해요. 김정주나 이해진, 김범수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성공하고 비전을 보여줘야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자식들 공대에 보내자는 얘기가 나오지 않겠어요?"

SW 교육방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책상에 붙잡아두고 기술을 가르쳐봐야 소용없어요. 창의적인 생각을 펼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죠. 우리나라엔 글로벌 SW서비스가 없어요.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