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동차를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달리기 시작했다.
LG전자는 10일 인천광역시 서구 경서동 'LG전자 인천캠퍼스' 준공식을 개최했다. LG전자 인천캠퍼스는 회사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선포한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 연구개발 기지다. 800명의 연구인력이 연면적 10만4621㎡(3만1648평)의 캠퍼스에서 자동차 부품을 설계해 만들고 시험한다. 행사에 참석한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은 "전자산업에서 얻은 핵심 노하우를 친환경 자동차 부품 사업에 활용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자"고 말했다.
지난 2011년 11월 처음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캠퍼스 건립에 들어간 돈은 총 3100억원. 처음 공사를 시작했을 때 명칭은 'V-ENS 인천캠퍼스'였다. 인천캠퍼스는 원래 LG CNS의 자회사로 자동차 부품 설계 업체였던 V-ENS가 만들기 시작한 연구개발기지였다. LG전자가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며 LG CNS로부터 V-ENS를 인수했기 때문에 명칭이 바뀐 것이다. LG전자는 이달 1일 자동차용 길안내장치와 오디오를 만들던 카 사업부와 인수한 V-ENS를 통합해 자동차 부품(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본부의 주요 부서가 모두 캠퍼스에 입주한다. 차량용 오디오·비디오와 길안내장치를 만드는 IVI(In-Vehicle Infotainment)사업부, 전기차용 모터·인버터·컴프레서 등을 개발하는 H&M(HVAC&Motor) 사업부,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VE(Vehicle Engineering) 사업부가 캠퍼스에 둥지를 틀었다.
캠퍼스 안에는 차량용 부품을 연구개발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설비와 시설이 모여 있다. 자동차 부품을 개발하는 연구동, 개발한 부품을 시험 생산하는 생산동,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테스트하는 부품시험동, 강우·강설·강풍, 무더위와 강추위 같은 극한 기후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제품의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환경시험동을 거치면 곧바로 양산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
인천캠퍼스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는 일반 가전제품에 적용하는 것보다 훨씬 가혹하다. 예를 들어 환경시험동에서는 영하 40도나 영상 60도의 극한 상황에서도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는가를 테스트한다. 시간당 200㎞의 강풍이 부는 실험실도 만들어 놓았다. 일반 기계 부품에서는 필요 없는 전자파 측정장비 같은 장비도 갖췄다. 전자 장치를 넣은 부품을 만들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전자파가 얼마나 나오는가를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 카 사업부는 작년 8000억원대 매출을 냈다. V-ENS 작년 매출은 1097억원이다. LG전자 자동차 사업 매출은 약 1조원 정도인 셈이다.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다른 사업본부에 비하면 초라한 액수다. LG전자는 이런 자동차 사업 매출을 이른 시일 내에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 이우종 자동차 부품사업 본부장(사장)은 "핵심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사업 역량을 조기에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려 미래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