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EO)가 3일 오후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2000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여성의 사회적 진출 확대를 주제로 강연했다. 관심있는 독자를 위해 샌드버그 COO의 강연 전문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아래는 질의와 응답.
-질문(여성): 그동안 여성 리더로서 좌절감을 느낀 적은 없나요. 어떻게 다시 동기부여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샌드버그: 네, 그래서 제가 책을 썼죠. 불행한 현실이죠. 전 언제나 회사 내에서 혼자 있는 여성이었어요. 큰 소리로 의견을 말하기 힘들었어요. 테드 강연을 하기 전에도 주변에서 강연을 하면 당신 커리어를 망칠 가라며 만류했죠. 하지만 전 강연을 했고 별 피해가 없었습니다.
-질문(남성) : 우선 저는 주변의 여성들을 지지하겠습니다. (박수) 제 질문은 커리어에 대한 것인데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로켓을 타라’(어떤 일을 할 때 주저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가하시나요?
-샌드버그: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산업이나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볼 것을 추천합니다. 성장하는 산업이나 기업은 낮은 직책에서 시작해도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하고 배울 기회가 많습니다. 반대로 고위직책을 맡고 있어도 성장이 멈춘 산업에서는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없습니다. 전에 AOL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른 기업에서 스카웃 제안을 받았는데도 떠나지 않으려고 했어요. 정말 큰 실수였죠. 기업이나 산업 성장률이 더 중요합니다. 더 낮은 직책이어도 빨리 발전하는 산업에 가세요.
-질문(여성): 제 인생의 목표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전 모든 일에 관심있는데 고르기가 어려워요.
-샌드버그: 많은 일을 해보세요. 페이스북은 한국에 2년 전에 들어왔죠. 지금 페이스북 직원들은 다 페이스북이 첫 직장이 아니에요. 차례로 다 해보세요.
-질문(여성): 책이 저를 포함한 많은 여성에게 영감을 줬는데 그 여성들은 가정과 학교, 직업에서 지지와 후원을 받는 여성들이 대부분이에요. 반대로 그렇지 못한 여성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샌드버그: 중요한 질문이에요. 전 첫 직업은 인도의 세계은행에서 일했어요. 가장 가난한 여성들 중 하나죠. 저는 다른 국가들이 그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에도 모든 도시마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소녀들을 만났어요. 그런 여성들일수록 적극적으로 참여(lean in)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여성): 요즘 20대 초반 여성들은 전보다 더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십대 후반이 돼서는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면 깨림직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뭘까요?
-샌드버그: 여성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지지해주는 배우자입니다. 고위직 여성중 지지하는 남편이 없는 여성은 없어요. 제가 미국에서 북투어를 할 때 여자들은 꼭 잘하고 싶은데 남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멍청한 척을 한다고 말해요. 그렇게는 원하는 남성을 얻을 수 없어요. 여기 있는 남성분은 (위에 주변 여자들을 힘 닿는대로 돕겠다고 한 남자 질문자) 완벽해요.
-질문(여성): 저는 남성들이 많은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여러 고민을 마주했을 때마다 책을 읽고 힘을 많이 얻었어요. 그런데 같이 일하는 남성들과 당신의 책에 대해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남성분들이 반감을 가지면서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어요. 혹시 역차별이라는 공격을 받으셨는지,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요.
-샌드버그: 지금까지 살면서 모든 비판은 다 들은 것 같아요.(웃음) 역차별이 이 문제에서 핵심 이슈는 아닌 것 같아요. 현재 남성들이 대부분 고위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역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부적합해요. 예를 들어 상원 5명 중 1명이 여자라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는데 제목은 여자가 상원 자리를 모두 휩쓸었다라는 거였어요. 5명 중 1명이면 모두 휩쓴게 아니죠. 우린 증거를 대서 역차별이 아니라고 증명할 수 있어요.
-질문(여성): 아이가 둘이고 직장을 다닌지 6개월 된 사람입니다. 여성인력센터는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해 교육도 하고 취업도 시켜주는데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어려움을 느껴요. 출산 휴직을 하고 복직하려는 여성은 밑바닥 임금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봅니다. 여성들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직업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샌드버그: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거죠. 더 많은 기업에게 여성의 재취업에 대해 교육하고 설득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까 말한 독일 함부르크 광고회사처럼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 한명을 고용했는데 성공해서 더 많이 고용하잖아요. 한명부터 시작하는 것이지요.
-질문(남성): 제 직장은 여성 임원비율이 동종 업계 내에서는 가장 높은데 그래도 10%이하에요. 전 솔직히 얘기해서 저희 세대 때는 직장내 양성평등이 좀 힘들 것 같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결혼해서 딸을 낳는다면 딸이 직장에서 차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샌드버그: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아요 이번 세대에는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세대가 이 상황을 고치지 않으면 딸 세대에서도 나아지지 않을 겁니다. 자녀 세대에서 변화를 보고 싶다면 지금 주변의 여성 동료들을 그렇게 대하세요.
-질문(여성): 워킹맘이고 딸이 11개월입니다. 늘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껴요. 육아 책마다 아이와의 감정적 유대 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말이죠. 한국에서는 보통 아빠가 의사일때는 아이가 의사가 될 수 있지만 엄마가 의사면 딸이 의사는 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마의 역할이 육아에서 중요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 역할을 잘 못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힘들어요. 어떻게 이런 감정을 극복하셨나요? 전 아직 이룬 것이 별로 없는데 어떻게 자신감을 기를 수 있나요?
-샌드버그: 페이스북 사무실에 걸려있는 포스터 중에 “실천하는 것이 완벽한 것보다 낫다”라는 포스터가 있어요. 아이들은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요. 아이들처럼 한번에 하나씩 생각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는 일하고 아이을 볼 때는 육아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죄책감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생각해보면 남편은 하나도 느끼지 않잖아요? 평균적으로 남자 동료들은 아마 자신이 많은 것을 이뤘을 것이라고 생각할거에요. “대학을 졸업하고 의대를 다녔고, 병원에 취업했어”라며 스스로 이룬 것이 많다고 여길거에요. 거기에 차이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저마다 어떻게 하면 ‘달려들기(lean in)’를 할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여러분 각자가 세상을 바꾸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