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전자(005930)가 모처럼 6% 급등하며 7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이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단락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장 초반 2% 넘게 오르더니 장중 상승세가 커지며 오후들어 6% 이상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날 전날보다 7만8000원(6.19%) 오른 13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 이후 7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133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약 6일만이다. 장 초반부터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매수 주문이 몰렸는데, 이날 하루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가장 많은 매수 주문이 나왔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15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154만원대이던 주가가 126만원까지 급락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이 기간 기관은 외국인과 반대로 1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렸다.
외국인의 매수가 재개된 것이 삼성전자의 반등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외국인은 15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000억원 정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7일 이후 전날까지 14거래일간 5조3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가 이날 모처럼 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 시장에서도 대거 매수로 돌아선 것이 눈에 띄었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5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했다. 약 한달여 만의 대규모 순매수다.
전문가들은 당초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가 제기한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실적 악화 가능성, 미국의 출구전략, 중국의 신용경색 등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가 됐던 요인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주식을 팔거나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을 예상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팔던 수요가 모두 줄어들고 대신 삼성전자를 환매수하는 수요가 더 크게 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심상범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를 매도한 수요는 크게 세 가지로,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한 실수요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친 가수요,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바스켓(대량매매) 수요가 동시에 반영됐다"면서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전망하던 공매도 수요가 줄어들고 환매수 수요가 더 크게 늘기 시작했는데, 이날 실수요까지 줄어들며 이날 환매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바스켓 매도 수요도 현재 전보다 줄었고 앞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다시 사들이려는 환매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다음달 초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일부 국내 증권사들까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하향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JP모간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갤럭시S4 등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했고 이어 노무라금융투자와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에 큰 문제가 없다며 목표주가를 유지하다 최근 일부 국내 증권사들까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는 부진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하향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3일간 신한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 최대 20만원 낮게 잡았다. KTB투자증권은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20만원 내렸고 신한금융투자는 190만원에서 175만원으로 15만원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9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내렸다. 현재 국내 증권사 28곳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평균 190만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분기에 영업이익 10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일부 사업부문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가전 사업 부문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무선과 TV, 시스템 LSI 등에서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특히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전망치에 소폭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갤럭시S4의 원가 부담 및 마케팅 비용이 늘며 무선 부문 이익률은 전분기대비 1%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2분기 삼성전자의 부진이 향후 무선 부문 이익률의 급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미 삼성전자는 갤럭시 액티브, 미니 등 중고가 제품 비중을 늘이고 있고 갤럭시노트3 등 신제품을 3분기에 앞당겨 출시할 것으로 보여 갤럭시S4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김영찬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무선 부문 사업 성과는 다소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2분기에는 PC D램 가격 상승과 모바일 D램 및 낸드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디스플레이(DP) 또한 스마트폰 아몰레드(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증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 "다만 스마트폰 부분은 갤럭시S4의 초기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갤럭시S3 등 구형 제품의 가격 하락 등으로 크게는 실적 개선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