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백화점, 쇼핑몰에 면세점까지 묶은 패키지 형식의 개점이다.

입점 예정지는 쇼핑 특화거리로 조성 중인 메가 꾸닝안 지역의 260m 초고층 복합단지인 '찌푸트라월드 자카르타'. 지하 3~6층엔 롯데쇼핑몰(연면적 8만8000㎡), 지상 1~3층엔 롯데백화점(2만2000㎡), 4~5층엔 롯데면세점(5000㎡)이 각각 들어선다. 신헌 롯데쇼핑 대표는 "원스톱 쇼핑과 한국식 쇼핑 문화 장점을 결합해 동남아 진출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해외로 뻗어가는 국내 면세점

롯데백화점은 인도네시아 진출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롯데면세점은 작년 1월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이어 두 번째다. 최근 1~2년 사이 롯데면세점은 싱가포르와 괌 등 해외 시장으로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 문을 여는 롯데면세점 내부 모습. 인도네시아에 두 번째로 진출하는 롯데면세점은 같은 빌딩에 들어서는 쇼핑몰, 백화점과 연계해 고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올해 싱가포르 창이공항 제3터미널에 첫 해외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해외 진출 시동을 걸었다. 출국·환승 라운지와 가깝고, 해외 명품 매장이 밀집한 곳에 위치해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도 획득했다.

롯데에는 한발 뒤져 있지만, 신라 역시 해외 진출 의지가 강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면세 유통 사업의 지속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며 "해외 사업 확장을 강화해 글로벌 명문 서비스·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면세점, 왜 해외 진출에 주력하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면세점 시장은 지난 3~4년간 불황을 비켜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런데도 면세점 업계 양강(兩强)인 롯데와 신라가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면세 시장 역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BCG에 따르면, 세계 면세 시장은 2005년 270억달러 규모에서 2011년 457억달러로 70% 성장했다. 2015년엔 529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주5일 근무제와 레저문화 확산으로 해외 여행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특히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현재 세계 면세점 선두는 미국·유럽계가 다투고 있다. 롯데와 신라는 각각 4위, 8~9위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국내로 몰려오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여러 마케팅 사업을 벌여온 국내 면세점 업계의 경쟁력도 해외 시장을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이 현재의 호황을 믿고 안주하기는 불안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9월 신세계그룹은 부산지역 대표 면세점 사업자인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약 5조원대(2011년)에 달하는 국내 면세점 시장은 동화·파라다이스·워커힐·관광공사까지 총 6개지만, 롯데와 신라 점유율이 85%에 달한다. 하지만 여기에 신세계가 뛰어들어 면세점 시장이 '빅(Big)3' 구조로 개편될 경우, 롯데와 신라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대기업의 면세점 사업 제한 및 공적기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면세점의 공공기금 출연이 시행돼 2013년부터 매출액의 1%를 출연한다고 가정할 경우 호텔신라는 올해와 내년 약 220억원 내외를 출연해야 한다. 이로 인해 감소하는 영업이익은 약 12%에 달할 전망이다. 면세점 업계로선 줄어드는 이익을 채우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