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서울풍물시장.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2004년 동대문운동장으로 옮겨갔던 황학동 도깨비시장 상인들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며 2008년 다시 자리를 잡은 곳이다.

10년 사이에 두 번을 옮기는 풍파를 겪은 이 시장에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처럼 흥정 소리에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이제 찾아볼 수 없지만, 대신 그 자리를 IT가 채운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인기 스타가 된 할머니도 등장했다. KT와 한 자매결연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IT교육

지난달 1일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에서 KT IT서포터즈(왼쪽)가 상인들과 함께 태블릿PC로 전통시장 홍보 영상을 보고 있다. KT는 전통시장 홍보 영상을 직접 제작해 광주 무등경기장 등에서 상영 중이다.

KT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인터넷 상거래 등을 통해 매출을 늘리기 위한 IT 활용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형 마트 등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다. 전국에 있는 KT IT서포터스 23개 팀은 각각 전통시장 1곳과 자매결연을 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풍물시장도 지난해 3월 KT와 결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에게 컴퓨터를 켜는 것부터 가르치기 시작, 한글 타자와 인터넷 정보 검색까지 점차 수준을 높였다. 이제는 가게 홍보를 위한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활용, 매상을 정리할 수 있는 엑셀 작성법을 비롯해 온라인으로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단계까지 높아졌다.

스타도 탄생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신범순(70) 사장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매출이 두 배가 넘게 올랐다. 이런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TV CF까지 출연하는 전국구 스타가 됐다. 신 사장은 "처음에는 치매 예방에도 좋고 소일거리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배웠는데, 이제는 매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정말 잘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며 "온종일 가게를 찾는 사람이 없어도 인터넷 쇼핑몰이 있어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KT는 이런 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은퇴자들이 노하우를 사회 발전에 다시 기여할 수 있도록 희망 일자리 만들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3년간 총 10만명에게 IT 활용 교육을 하고, 1만명에게 재능 나눔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전국 21개 지사에 교육 공간 마련

KT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뿐 아니라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전국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동 교육 공간인 'KT꿈품센터'를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국 21개 KT 지사에 각 130㎡(약 40평) 내외 공간을 마련, 아동들의 공동 학습공간으로 기부한 것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실내를 개방형 구조로 리모델링하고, 태블릿 PC, 빔프로젝터, 무료 IPTV 등 교육에 필요한 장비와 서비스까지 무상으로 제공한다.

현재 21개 지역의 지역아동센터연합회가 KT로부터 공간과 운영비를 지원받아 아동들에게 IT, 문화예술, 과학, 체육, 안전교육 등 학습 프로그램에 이용하고 있다. 또 958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25인승 전용 버스 'KT꿈품버스'도 지원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금까지 KT꿈품센터를 이용한 아동은 총 15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부천시 지역아동센터연합회 전병노 회장은 "처음에는 기업이 사옥 공간 일부를 교육공간으로 기부한다기에 활용할 부분이 얼마나 있을까 고민했는데, 막상 이용하다 보니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며 "지역아동센터의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없던 다양한 문화 체육 활동도 가능하고, 또 전문가들의 도움도 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KT 커뮤니케이션실장 김은혜 전무는 "KT는 지역사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잠재력을 키우는 노력이 선행돼야 지역 경제를 장기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은퇴한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다시 공헌할 수 있도록 희망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아이들이 모두 좋은 환경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들이 지역사회와 호흡을 같이하는 KT만의 방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