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임보람(28)씨는 지난 1월부터 매달 100만원짜리 정기예금 통장을 만들고 있다. 임씨가 매달 통장을 만드는 이유는 요즘 재테크 대세라는 '풍차 돌리기'를 하기 위해서다. 임씨는 "결혼자금으로 쓸 목돈을 만들기 위해 풍차 돌리기를 시작했다"면서 "매달 원금에 이자를 포함한 102만원 정도가 생길 텐데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첫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 약 102만원에 새로 돈을 더 넣어 또다시 통장을 개설해 나갈 계획이다. 임씨와 같은 알뜰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풍차 재테크를 머니섹션 M플러스가 자세히 알아봤다.
◇3년간 이자 40만원 더 챙기는 비법
풍차 재테크의 핵심은 단리 상품을 복리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시스템에 있다. 매달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한 뒤, 12개월 뒤에 만기가 돌아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1년 뒤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찾으면 여기에 새 납입금을 더해 다시 1년짜리 정기예금에 투자하게 된다.
가령 매달 100만원씩 저축하려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 1월부터 연 3%, 1년짜리 정기예금에 100만원씩 가입했다면 올 1월부터 정기예금 원금 100만원에 2만5380원가량의 이자를 받게 된다. 만기가 되어 돈을 찾으면, 새로 100만원을 더해 총 202만5380원을 연 3% 금리 1년짜리 정기예금에 또 저금한다. 그러면 내년 1월엔 원금과 이자(5만1404원)를 합쳐 207만6784원가량 받을 수 있다.
이렇게 1년간 돈을 굴린 투자자라면 1230만원을, 2년간 돈을 넣었다면 2492만원을 모을 수 있다. 3년이 지난 2014년 12월 말엔 3785만원의 목돈을 쥘 수 있다. 연 3%짜리 적금에 가입해 매달 100만원씩 3년간 투자했다면 3740만원가량을 얻는다. 풍차를 돌린 덕분에 3년간 약 40만원의 이자를 더 챙기게 된 셈이다.
예금뿐만 아니라, 적금 풍차 돌리기도 인기다. 매달 100만원씩 투자하기 버거운 새내기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주로 적금 풍차 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적금 풍차 돌리기란 매달 10만원씩 납입하는 1년짜리 정기적금을 12개 만드는 것이다. 정기적금은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아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도 한다. 1년 만기 예금상품은 높아 봐야 2.9%대 금리를 주지만 적금은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 꽤 남아 있다. 다만 적금은 매달 돈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첫 시작인 1월에는 10만원만 입금하지만, 12월이 되면 통장이 12개가 생겨 총 120만원을 입금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장단점 따져보고 풍차 돌리자
풍차 재테크의 장점은 상품 중도해지의 압박에서 일정 부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3년 만기 정기적금에 가입했는데 갑자기 목돈이 필요하다면 꼼짝없이 적금을 해지해야 한다. 약속한 이자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풍차 재테크는 매달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중도해지를 피할 수 있다. 매달 자금관리에 나서는 만큼 자연스레 재테크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 금리를 많이 주는 상품에 꾸준히 관심 갖게 되는 데다 적금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저금해야 하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자산관리에 나설 수 있다. 1년이 지나면 만기가 다달이 돌아오므로 돈 모으는 재미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 풍차 돌리기는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다. 금리가 자꾸 낮아지는 상황에서 고금리 특판상품이 나왔다면 풍차를 돌리기보다는 돈을 묶어두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어서다. 이미 시중에 3%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종적을 감췄다.
◇풍차 돌리기는 최소 3년 이상
풍차 돌리기를 잘하고 싶다면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부터 파악해야 한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들어가면 각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중에서는 한국SC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과 KDB산업은행의 'KDBdirectHI정기예금'의 금리가 2.95%로 가장 높았다. 적금의 경우 경남은행의 '행복Dream여행적금'이 가장 높은 금리(3.15%)를 줬다.
기간과 적립금액은 개인 재무상황에 따라 정해야 한다. 풍차 돌리기를 할 때 주로 12개 통장을 만들라고 하지만, 두 달에 한 번씩 돈을 넣고 싶다면 6개 통장을 만들어 돈을 넣으면 된다. 분기별로 돈을 모으고 싶다면 통장 4개면 충분하다. 적립금액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 맞추면 좋다.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3~5년가량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