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국내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 사업 부진을 강도 높게 질책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27일 계열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카를 이것밖에 팔지 못하느냐"고 질책했다.
하이브리드카 선발주자인 일본 도요타가 국내 시장에서 최근 약진하고 있는 데 비해 현대차 판매량이 지나치게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올 들어 한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1월 62대에서 5월 173대로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판매량도 같은 기간 54대에서 305대로 급증했다.
반면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줄거나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1053대가 팔린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판매도 1228대를 기록하며 겨우 체면치레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월 67대에서 5월 58대로 오히려 줄었다.
도요타의 경우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 모델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이후 지금까지 522만대를 팔았다. 지난해에만 122만여대를 팔아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의 75%를 차지했다. 2011년(63만여대)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도요타는 렉서스를 포함해 30여종이 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아반떼·포르테·쏘나타·K5 등 4개 하이브리드 모델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