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건축가]⑬오영욱·강제용, “건물은 주인의 얼굴”

조선비즈
  • 허성준 기자
    입력 2013.06.08 09:00

    ‘자유로운 영혼’의 건축가와 ‘모범생’ 건축가의 협업. 오다(oddaa) 건축은 오영욱(37) 오기사디자인 소장, 강제용(37) 디에스빠시오 건축 소장의 연합이다. 압구정동 현대고등학교 동기로 1·2학년을 같은 반에서 지낸 두 사람은 대학 졸업 후 건축계에서 다시 만나 2010년부터 동고동락 중이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 oddaa 건축의 최근 작업 ‘O.D.빌딩’은 각층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건물 맨 위층에 둥지를 튼 oddaa 건축 사무소는 이삿짐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설계 작업으로 분주했다. 파김치가 된 듯해도 눈빛이 매서운 강 소장과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느릿느릿한 제스처를 구사하는 오 소장은 자못 어울렸다.

    오 소장은 건축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베스트셀러 작가다. 필명은 오기사.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후 2000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3년간 근무하다 홀연 스페인으로 떠났다. 건축 답사 겸 떠난 여행에서의 일상과 사유를 담은 여행기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오 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로 유명세를 탔다.

    강 소장은 학부 시절부터 현재까지 설계에만 파묻혀 살았다. 2003년부터 최문규 연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가아 건축과 지난해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토요 이토(Toyo Ito)의 Toyo Ito & Associates에서 실무를 쌓았다.
    (좌)오영욱,(우)강제용 소장./오다 건축 제공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은 2009년. 서로에게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는 각자의 경험이라는 현실적인 필요와 ‘시장을 설득하면서도 가치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은’ 두 사람의 건축에 대한 생각이 동업할 수 있는 동기가 됐다.

    oddaa 건축은 최근 대구농업기술센터 청사 경내에 설치한 식물 공장 설계로 호평을 받았다. 이 식물공장은 관청 건물이라는 편견을 깰 정도로 정갈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oddaa 건축 특유의 디테일이 녹아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 소장은 oddaa 건축을 대표해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건축하는 과정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가깝다고 생각했다. 강 소장이 큰 줄기의 플롯을 짜고 이를 밀고 나가는데 강하다면, 나는 각각의 미장센(mise-en-scene·연극과 영화 등에서 연출가가 무대·화면에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열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것 같다.” 오영욱 소장의 두 사람의 역할에 대한 평이다.

    오 소장은 이어 “이 때문에 서로 의견이 상충할 때가 잦은데 그 순간이 난관(難關)이자 질적 향상의 순간”이라며 “서로 추구하는 것이 어울릴 수 있도록 명확하고 세밀한 디테일과 공간 구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오·강 소장은 개별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새로운 주택 설계디자인도 내놓고 있다. 최근 아파트 시장 침체에 따른 주거 양식의 선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 과거 고가(高價)의 전원주택 일변도였던 단독주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oddaa 건축은 저렴한 비용으로 3인 가족이 마당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팔꿈치집(elbow house)’·‘도넛 하우스(donut house)’라는 집 설계도면도 선보였다. “집이라는 것이 투자대상에서 주거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기에 지금 건축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강 소장은 “많은 젊은 건축가가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주택 모델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일률적으로 구획된 공간에서 살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건축가는 차별화된, 실현 가능한 설계를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강 소장은 집뿐만 아니라 도시를 이루는 수많은 건물의 다양성 확보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두 소장은 “많은 건축주가 자신의 건물이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과 자신의 건물이 이 지역·도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무관심한 결과 도시의 건축물이 색깔이 없어졌다”며 “우리가 설계한 건물이 스스로 가치를 발현하면서도 임대까지 잘 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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