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DB.

“100% 다 보여주는 화면을 만들어야지, 왜 4대 3이라는 규격에 얽매이나. 이것을 바로잡아라.” 이건희 회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전 세계 누구나 4대 3을 표준규격으로 당연시하던 때 생각의 틀을 깬 것이다. 방송국에서 송출할 때 화면 비율은 12.8대 9였다. 방송장비를 전혀 손댈 필요 없이 TV만 바꾸면 숨겨진 1인치를 다 볼 수 있다는 말이었지만 기술자들은 세계표준규격을 이유로 전부 반대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생각의 틀을 깨고 싶어했다…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기술 복합화를 통해 결국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1996년 선보인 ‘명품 플러스원 TV’가 이것이다.(p.177)

작은 중소기업이었던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부터 이건희

삼성전자회장까지 이어지는 삼성의 ‘혁신 DNA’ 덕분이었다.

40년 가까이 삼성의 혁신을 주도하며 ‘삼성 신화’로 불리는 손욱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사진)가 삼성이 세계 1등 기업을 목표로 얼마나 집요하게 혁신했는지를 기록한 책 ‘삼성, 집요한 혁신의 역사’(코리아닷컴)를 펴냈다.

1867년 삼성SDI 평 사원으로 입사한 손욱 초빙교수는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의 측근에서 혁신 참모로 일하며 지켜본 삼성의 혁신 스토리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 하기 급급했던 초기 삼성의 뒷이야기와 지금의 삼성에서는 찾기 어려운 비효율과 실패 사례,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혁신에 성공한 삼성 스토리를 볼 수 있다.

지은이 손욱 초빙교수는 위기에 빠졌던 삼성SDI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정통 삼성맨이다.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SDI 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등을 거쳐 2005년 상담역을 맡다 농심##에 영입돼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