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환율은 시장 펀더멘털에 의해 정해지지만 자본시장은 투기적 동기에 의해 움직일 수 있어 (투기적적 동기는)정부가 막아야 한다"며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 등 환율변동성 확대에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외환건전성조치 등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또 내년 초반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향후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이 국내 금융·외환시장, 실물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수출, 투자심리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달러당 원화 값은 1060원 아래로 떨어지며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엔원 환율도 100엔당 1200원 붕괴로 30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기계류 가전 등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김 총재는 한은의 통화정책과 새 정부의 재정정책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같이 가야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며 "각자 주어진 책무를 고려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부동산시장 부진, 가계부채 등 대내 위험요인을 개선하고 경기부진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사회적 취약계층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또 "국가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중소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성장하도록 만드느냐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서로 상생하는 환경에서 설비투자의 소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0%를 밑도는 수준이며 내년 초반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통해 외국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