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이 감소하면서 가을배추, 무 등 김장채소의 생산량이 급감했다. 배추는 1994년, 무는 1999년 이후 생산량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9월 태풍 영향으로 콩, 배, 사과 등의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2년 가을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을배추와 가을무는 올해 각각 129만8000톤, 50만톤 생산돼 작년에 비해 각각 59만9000톤(31.6%), 21만7000톤(30.3%) 줄었다. 이처럼 생산량 감소폭이 컸던 것은 배추의 경우 1994년(63만8398톤), 무의 경우 1999년(22만2208톤) 이후 처음이다.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가을배추(상품) 1kg 도매가격은 1130원으로 평년 가격 443원의 2.6배에 달했다. 무는 1kg당 850원으로 평년가격 466원의 1.8배였다. 본격적인 김장철로 접어들면서 가격은 오르는 추세다.

통계청은 "가을 배추가 작년에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폭락하자 올해 재배면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배추 생산량은 재작년보다 70만8988톤이나 증가했었다.

가을배추의 올해 재배면적은 1만3408ha로 작년보다 22.6%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추 재배 시기에 강우량이 부족해 단위면적(10a)당 생산량 역시 9681kg로 11.6% 감소했다. 가을무 역시 재배면적과 10a당 생산량이 작년보다 각각 30.0%, 0.4% 줄어 6826ha, 7324kg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채소 중량도 가벼워졌다. 가을배추는 작년에 포기당 3.109kg였지만 올해 2.657kg로 14.5% 줄었다. 가을 무는 작년에 개당 1.018kg였지만 올해 890g으로 12.6% 감소했다. 작년보다는 중량이 줄었지만 재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9월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볼라벤으로 콩, 배 등의 생산량도 줄었다. 콩 생산량은 작년(12만9000톤)보다 5.3% 감소한 12만3000톤으로 집계됐다. 건강식단 선호로 최근 콩 가격이 상승하면서 재배면적도 늘었지만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콩 재배면적은 작년(7만7849ha)보다 3.8% 증가한 반면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152kg로 작년보다 8.4% 감소했다.

배 생산량은 지난 1994년(16만3729톤) 이후 1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7만2599톤으로 집계됐다. 전체 배 농가 가운데 올해 기상 이변 등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 비율은 전체의 81.0%에 달했다. 이로 인해 올해 배 생산량은 작년(29만500톤)보다 40.6%나 감소했다.

사과 생산량은 올해 39만5000톤으로 작년(38만톤)보다 4.0% 증가했다. 사과가격이 타 과수에 비해 비교적 높게 형성되면서 충북,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볼라벤 피해를 입었던 충남, 전북, 경남 지역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