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

16일 치러진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이 강력한 경기부양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이 수출 환경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가 17일 보고서 '일본 총선 전망과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통해 "일본 자민당은 경기 부양을 위해 강력한 양적 완화 정책(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것)을 실시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일본 경제가 엔저(低) 기조로 이행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상품이 선전(善戰)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지난 수십년 동안 이어진 엔고(高) 현상 덕분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낮은데,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높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일본 상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았고, 이것이 우리 기업의 수출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돈을 풀어 시중에 많은 자금을 공급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경기 부양을 강조하는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며 엔저 기조가 더 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는 일본 정부가 공공투자를 확대하며 경제 활성화 정책을 낼 것으로 전망하며 앞으로 10년간 200조엔의 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주요 연구소들은 총선 직후 달러당 엔화 가치가 83~86엔 수준에서 2013년 4월 84~87엔으로 하락해 내년 12월에는 86~90엔까지 엔저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트라는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 제품의 대(對)일본 수출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일본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엔저로 우리 자동차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반면 철강과 기계 자동차부품 수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전문가들은 "자민당 집권 시 철강과 기계산업 수요가 증가하며 해외 기업에 공급확대 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해왔다.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 경제가 다소 회복되며 자동차와 산업기계 등 제조업분야의 철강 수요가 확대되고 공공투자 확대로 건축토목분야 수요도 늘어난다. 자동차 부품은 엔저에 힘입어 일본 완성차의 수출이 확대되며 한국산 부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