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처음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자, 비키의 열성적인 케이팝 팬들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 가사를 자기 나라 말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달 초까지 이들은 싸이 강남스타일 한국어 가사를 아랍어를 비롯해 25개 언어로 번역했습니다.”
태미 남(Tammy Nam) 비키(Viki)최고마케팅책임자(CMO) 및 북미지역 본부장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에 비키에서 활동하는 자막 번역 커뮤니티회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강남스타일의 다국어 자막 덕분에 더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강남 스타일을 자국어로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10년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비키(http://www.viki.com/)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 콘텐츠에 오리지널 대사나 가사를 자기 나라말로 번역해 자막을 붙이는 세계 최대 동영상 자막 번역가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전 세계 곳곳에 살고있는 100만명의 자막 번역 커뮤니티회원이 지금까지 비키에서 번역한 자막 단어는 올 11월말 기준으로 3억 단어에 이른다. 자막 언어 종류도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등 150여개에 이를 정도로 지구촌 언어권을 광범위하게 포괄하고 있다.
비키는 자막 번역 활동 커뮤니티의 자막번역 능력을 바탕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인기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다른 언어권에 보급하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TV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인도 영화 등 각국의 인기있는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자막번역을 통해 다른 언어를 재미있게 배우는 사람과 콘텐츠에 자막이 필요했던 사람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풀 하우스 TAKE 2시리즈는 업로드된지 1개월 만에 이탈리아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태국어, 말레시아어 등 34개 언어의 자막으로 비키 이용자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자막을 붙인 사람들은 모두 한국 드라마 팬으로, 비키 사이트가 제공하는 자막 번역 에디터를 이용해 오리지널 대사에 맞춰 자국어 자막을 붙였다.
태미 남 본부장은 “누구나 자막을 붙일 수 있는 비키의 특성 덕분에 자막 언어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난다”며 “풀하우스2 자막 언어수도 더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누구나 자막을 더할 수 있는 비키의 강점이 비키를 전 세계 비디오 사이트 중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권 이용자층을 지닌 사이트로 만들었다. 특히 동남아시아, 아랍, 아프리카 등 그동안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가 활발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비키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언어장벽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각국의 TV프로그램과 영화들이 비키에서 새로운 언어로 번역돼 새로운 시청자들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비키를 움직이고 있는 자막 번역가들의 절반가량은 18세~24세 사이 젊은 층들이다. 이들은 돈을 받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와 뮤직 비디오를 찾아서 자국어로 자막을 다는 재미와 자부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주일에 비키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5~10시간.
비키가 만들어진 계기도 이와 비슷하다. 현 CEO인 라즈믹 호바히미안과 당시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원 학생이었던 공동 창업자들은 학교 과제로 비키를 시작했고, 번역가들의 관심이 이어지자 실리콘밸리 캐피탈업체 투자를 받아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런 활동력 때문에 동영상 콘텐츠 자국어 번역이 비키에서 가장 빨리,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비디오 콘텐츠가 비키에 업로드되면 자막 번역 리더가 전체 분량을 쪼개는 역할을 한다. 이어 팬들이 각자 자막 번역에 참가해 서로 토론하면서 번역을 완성해간다. 자막 번역은 마치 일개미가 서로 역할을 잘 나눠 협업해 공동 작업을 벌이는 모습과 같아서 크라우드 소싱이라고 불린다.
크라우드 소싱 또는 집단지성 모델의 원형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어이다. 비키 또한 비디오(video)와 위키피디어의 위키(wiki)를 합쳐 만든 단어다. 전 세계 아마추어 지식인들이 함께 백과사전을 편집하고 업데이트하도록 설계된 위키피디어는 전 세계 5위 사이트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위키피디어의 크라우드 소싱 전략을 비즈니스 영역에 가장 효과적으로 도입한 벤처로 비키를 꼽고 있다. 비디오 자막을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언어로, 가장 싸게 번역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비키라는 것이다. 수익 모델도 광고수입과 콘텐츠 배포로 콘텐츠 제작사와 일정비율로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나누고 있어 서로 상생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앤데레슨 호위츠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이 비키에 투자를 했고, 한국에서는 SK플래닛이 투자에 참여했다. SK플래닛은 우선 비키와 영상 콘텐츠 수급 및 개인화, 광고 등 플랫폼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고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공동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또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삼성전자의 경우 비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스마트TV를 통해 전 세계 인기 영화와 콘텐츠 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태미 남 본부장은 “비키는 자막 번역 커뮤니티 덕분에 어떤 콘텐츠이든지 전 세계에 골고루 가장 빨리 퍼뜨릴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가장 강력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동영상을 전 세계 다양한 언어권에 서비스하는 역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