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수출을 발판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1962년 국내 최초의 정유사인 대한석유공사로 출발, 지난달 창립 5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정유와 석유화학에서 자원 개발·2차 전지·신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출범 2년 뒤인 1964년 필리핀에 휘발유 3만 배럴을 판매하며 첫 수출에 성공했으며, 1976년엔 수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에는 15조원 이상을 수출,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올 3분기까지 수출은 41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73%에 육박했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제7부두에 접안해 있는 석유제품운반선에 제품 선적 지시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1월 독자 경영 체제를 마련하고선 각 계열회사의 사업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맞춤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 제품이 주력 수출 상품이다. 경질유 제품의 비중은 전체 수출의 58%에 달한다.

또 2010년 9월부터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베트남이 준공한 베트남 1호 정유공장의 운영과 유지·보수를 맡아,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 100명을 파견하는 등 기술 수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의 SK종합화학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수출 5조원을 달성하며, 2년 연속 수출 10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상반기 매출 1조5254억원 가운데 수출이 85%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수출로만 2조원을 벌어들인 데 이어 올해도 중국과 러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하루 2만6000배럴 생산 규모의 제3 윤활기유 공장을 디딤돌로 고급 시장 지배력을 다질 계획이다.

석유개발사업도 수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원유 생산량 전체를 해외로 수출하는 석유개발사업은 올해 2분기 기준 생산량이 하루 5만8000배럴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와 화학 제품에 국한됐던 수출 제품을 윤활유와 정보 전자소재·배터리 등으로 다변화해 수출 기업의 명성을 이어갈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