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보다 먼저 1~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사회를 맞은 일본에서는 사회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초미니 주택이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식 원룸주택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투리땅을 활용한 초소형 주택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가 '콘셉트맨션'이다. 콘셉트맨션이란 주택 수요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설계한 맞춤형 소형 주택이다. 오토바이 마니아를 위한 바이커즈(Bikers) 맨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뮤지션(Musician) 맨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 주택은 대기명단이 있을 정도로 공실률이 낮다.

일본의 대표적인 코하우징 주택 중 하나인 다마다이라 주택의 모습.

도쿄 스기나미구에 있는 'NE아파트'는 오토바이 마니아를 위한 콘셉트맨션이다. 폭 5m, 길이 25m 깃발 모양의 부지에 8가구가 주머니 형태로 둘러싸듯이 지어져 있다. 가구마다 미닫이형 대문 옆에 오토바이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게 특징이다. 집안에 오토바이를 수리하고 세차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 눈길을 끈다.

일본에서는 원룸에 사는 1인 가구가 서로 함께 모여 식사를 하거나 교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이른바 '셰어하우스(share hou se)'나 '코하우징(co-housi ng)' 주택도 확산되고 있다. 입주민 간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방식이다. 일본 도쿄 도시마구의 '스가모'라는 주택은 14층짜리 빌딩에 원룸 8가구가 살고 있다. 이 주택 입주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번갈아가면 공용식당에서 의무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이웃 간 정을 쌓는다.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일본에서도 원룸이 늘어나고 빈집이 속출하면서 특색있는 시설을 갖춘 소형 주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공급 확대를 위주로 한 1~2인 가구 주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