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G마켓을 통해 국내에 정식 출시된 중국 스마트폰 제트폰.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인 G마켓은 6일 중국 휴대폰 제조사인 ZTE의 스마트폰 ‘제트폰’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중국산 스마트폰이 정식으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제트폰은 원래 가격은 39만8000원이지만, 프로모션을 통해 23만9000원에 판매된다. 4인치 디스플레이,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500만화소 카메라 등 기본적인 성능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G마켓은 정식 출시를 기념해 이날 오전 10시에 제트폰 100대를 19만9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 물량은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완판됐다. G마켓은 제트폰 3000대를 확보하고 계속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다.

알뜰폰(MVNO) 사업자를 중심으로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알뜰폰은 기존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저렴한 통신요금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단말기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단말기 보조금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사와 그렇지 못한 알뜰폰 사업자는 경쟁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제트폰처럼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스마트폰이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환영받는 것이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통신요금을 낮춰도 단말기 가격 자체가 비싸면 소비자들이 알뜰폰을 찾기 어렵다”며 “아직 통신사들처럼 막대한 규모의 보조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알뜰폰 업계에서는 대신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G마켓에 이어 여러 유통업체와 알뜰폰 사업자들도 계속해서 중국 스마트폰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 진출을 선언한 홈플러스도 ZTE와 화웨이의 스마트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저렴한 통신비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방법이 될 것”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는 온세텔레콤 관계자도 “이달 중 자체 전산망 구축이 마무리되면 직접 요금제를 구성할 수 있어지기 때문에 해외 스마트폰 도입도 편해진다. 중국 스마트폰 도입도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의 기술력에 대한 우려도 많이 해소됐다. ZTE와 화웨이 등 중국을 대표하는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는 4.7%로 전 세계에서 3위, ZTE는 3.7%로 8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이미 노키아, 림(RIM), HTC 등 전통적인 휴대폰 제조사들을 앞질렀다. 화웨이와 ZTE를 합친 스마트폰 점유율이 올해 말에는 1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아직 국내에서는 ZTE나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영업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 브랜드 인지도도 낮은 편이다. 또 고가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집중되는 보조금도 중국 스마트폰 도입에는 걸림돌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을 위주로 중국산 스마트폰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단은 시장 분위기를 살피겠다는 의미”라며 “초반에 도입한 중국 스마트폰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최근 한국에서 철수한 HTC처럼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도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