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KAI)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대한항공(003490)만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찰됐다. 국가계약법상 두 곳 이상이 참여하지 않아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공사는 31일 KAI 예비입찰 마감 결과 대한항공만 참여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6일까지였던 KAI 인수의향서(LOI·Letter of Intent) 접수 기간도 이날까지 연장했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추가로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주주사와 협의해서 재입찰을 할지 등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계약법상 두 번째 매각 절차에도 복수의 입찰 희망자가 나서지 않으면 세 번째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매각 가격은 본 입찰 전 정책금융공사가 외부 용역을 맡겨 책정한 가격 이상이어야 한다.

수의계약 진행 시 유력한 매수 후보자인 대한항공 측은 KAI 가격이 너무 높을 경우 인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기관에 적정가격을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KAI 매각가는 지분 41.75%의 가격 약 1조1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특혜 논란 때문에 수의계약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KAI 주주협의회는 정책금융공사·삼성테크윈·현대자동차·두산(000150)등이며 주주협의회는 보유 지분 56.41%(6월말 기준) 중 41.75%를 매각할 계획이다.

한편 KAI 예비입찰을 포함해 우리금융지주(316140), 쌍용건설등 정부 보유 지분매각이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원매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지만 민감한 사안은 차기 정부로 넘기려는 정치권의 입김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의 올해내 상장도 물건너가는 분위기이며 대우조선해양매각은 조선업황 악화 등으로 엄두도 못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