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기술에 기반을 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과 미래 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 진출한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과 페루, 브라질에서 잇달아 사업에 성공하면서 세계 자원개발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6개국에서 26개 광구, 4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통해 활발한 석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페루와 베트남 생산광구에서는 우리나라 전체가 8개월가량 쓸 수 있는 5억600만 배럴의 지분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석유개발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30년 전 선대 회장인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 시절 시작됐다. 고 최종현 회장은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1982년 '자원 기획실'을 설치하고 첫 프로젝트로 석유개발사업을 발표했다. 당시 최 회장은 회사 이익의 15% 이상을 매년 석유개발 사업에 투자했고, 최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은 대를 넘어 현재 최태원 회장에도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곳곳으로 석유개발사업을 확대하며 지난해 매출액 1조501억원, 영업이익 5145억원을 기록,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 석유개발 사업에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신에너지 분야에서도 세계 일류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96년 휴대용 IT 기기에 쓰이는 2차전지를 개발했으며 2005년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해 2006년 생산을 시작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2009년에는 미쓰비시 후소사(社)의 하이브리드 트럭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추가로 4개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프로젝트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충남 서산시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총 4만대의 순수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전력망 에너지 시스템용 배터리와 차세대 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 개발에 투자해 세계적 이슈인 온실가스 감축에도 힘쓰고 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010년 12월 덴마크 머스크오일과 일주일간 협상 끝에 브라질 법인이 보유한 3개 석유광구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매각 대금은 24억달러에 달했다. 2000년 브라질 3개 광구에 7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SK이노베이션은 10년 새 16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해외 자원 개발에 뛰어든 지 30여년 만에 거둔 최대 성과였다.
해외에서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국내에 판매하는 것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았던 정유사들이 최근 해외 자원 개발 등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제마진에만 의존하면 국제 유가가 급락할 경우 정유사의 수익구조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유사가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국내에 판매하기까지는 2~3주 정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악화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은 크게 악화했다. 2분기 초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던 국제 두바이유 가격이 급락하며 정제마진이 악화한 탓이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주요 사업인 정유 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유전 개발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03년 캄보디아 해상 광구에 참여한 이후 지금까지 총 8개 탐사광구에 참여했다. 지주회사인 GS도 총 7개 탐사광구에 참여해 현재 전체 15개 광구에서 유전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개발 사업 지역도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 중남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유사업 외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혀 정제마진 하락에 대비하는 정유사도 있다. 생산 제품을 다변화해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비티엑스(BTX) 생산 물량을 확대하고, 울산 신항에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입해 석유와 석유화학제품을 저장하는 대규모 유류저장 시설 사업에 진출했다. 울산 신항 프로젝트는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상업용 유류탱크 터미널 사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사업으로 270만t의 국내 석유제품 물동량과 일본, 싱가포르 제품 물동량을 유치해 동남아시아 최대의 석유화학 물류 기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쉘(Shell)사와 윤활기유 합작 사업도 시작해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윤활기유 공장은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3만3000㎡(1만평) 부지에 들어선다.
S-Oil도 1991년 4월 나프타 개질시설(Naphtha Reforming Plant)과 BTX 생산시설을 상업 가동함으로써 석유화학부문으로 사업다각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S-Oil은 또 지난해 4월 합성섬유의 기초원료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제2자일렌센터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나프타를 개질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BTX를 생산하는 아로마이징 시설 등으로 구성된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Aromatic Complex)를 완공했다. 이 시설이 가동되면 S-Oil의 관련 제품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