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카사위가 최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진 대유에이텍(002880)이 서울신용평가정보(지분 60.4%) 인수와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하루 만에 포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유에이텍은 3일 오전 9시 2분 “공동매각주간사인 KDB대우증권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서 요구한 확약서 등 추가조건을 수용할 수 없어 서울신용평가정보의 주식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다”고 공시했다.

서울신용평가정보(이하 서신평)가 이날 오전 8시 31분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일 서신평 지분 60.39%의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한 지 30분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장 시작과 함께 상한가에 올랐던 서신평의 주가는 대유에이택의 인수 포기 공시가 나오자 마자 급락해 결국 전일대비 35원(5.69%) 떨어진 580원에 마감했다.

대유에이텍은 인수 포기 이유로 ‘추가조건을 수용할 수 없어서’라고 밝혔지만 금융권은 다른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첫번째는 서신평 인수가 박근혜 전 위원장과 연관돼서 언급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유에이텍의 최대주주인 박영우 회장은 박근혜의 조카사위로 알려졌다. 대유에이텍은 스마트저축은행을 계열사로 갖고 있는데, 인수 과정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차입금 인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두번째는 서신평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을 맞추기가 까다로워서라는 해석도 있다. 대유에이텍이 서신평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서신평이 가진 라이센스(신용평가업, 채권추심업 등) 중 ‘신용평가업’을 포기하거나 스마트저축은행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신용평가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10% 이상을 출자해서는 안 되는데 대유에이텍은 스마트저축은행 지분 28.9%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예보 고위 관계자는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는 다른 인수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썼기 때문”이라며 “높은 가격을 썼다는 의미는 그만큼 인수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고 대주주적격성에 대한 관련 검토도 다 끝냈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두번째 해석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대주주 적격성은 신용평가업을 포기하거나 법에 정해진대로 지배구조를 바꾸면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적인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예보의 서신평 지분 매각은 세 번째 무산됐다. 예보는 지난해 2월과 6월 각각 칸서스파트너스, 알파인기술투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다가 실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