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유사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와 석유화학 부문의 SK종합화학을 신설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2009년 10월 분사시킨 윤활유 전문기업 SK루브리컨츠를 포함해 3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지주사가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세계 최고 상품은 SK루브리컨츠가 만들고 있는 고급 윤활기유(base oil) '유베이스(YUBASE)'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80%를 차지하는 원료다. SK루브리컨츠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 향상에 관심이 많지 않던 1995년,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그룹 Ⅲ' 윤활기유를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두마이 윤활기유 공장에서 제품생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

SK는 이렇게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 남보다 한발 먼저 진출, 연비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그룹 Ⅲ'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아직 '그룹 Ⅰ'과 '그룹 Ⅱ'의 비중이 전체 시장에서 각각 70%, 23%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그룹 Ⅲ'가 가장 빠르다.

현재 유베이스를 수출하는 곳은 전 세계 50여개국.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 Ⅲ' 세계 시장에서 SK의 점유율은 50%를 넘었으며, 해마다 15%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분사 이후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처음으로 매출 2조원대 벽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엔 매출 2조7091억원, 영업이익 5077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에선 17.9%를 기여해 영양가 높은 알짜사업으로 꼽힌다.

올해는 국내 생산시설을 확충했다.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해 울산에 하루 2만60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제3 윤활기유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울산 1·2공장과 함께 하루 3만90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시장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7년엔 인도네시아 두마이에 하루 7000배럴을 생산하는 윤활기유 공장을 설립했다. 2008년 5월부터 본격적인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간 두마이 공장엔 현재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럽 시장 내 윤활기유 공급량 확대를 위해서는 스페인 렙솔(Repsol)과 스페인 남동부 해안의 카르타헤나에 하루 1만3300배럴 생산 규모의 '그룹 Ⅲ' 윤활기유 공장을 2014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해외 파트너를 확보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고급 윤활기유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