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선 운동선수와 과학자 사이에서도 경쟁이 벌어진다.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도핑(doping)'을 놓고 서로 쫓고 쫓긴다.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는 "만약 도핑 테스트가 사라지면 수퍼인간(superhuman)들의 경연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운동선수들이 경기력을 높이려고 약물을 복용한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다. 그리스의 의사 갈레노스는 운동선수에게 허브, 버섯, 그리고 고환이 효과가 있다고 기록했다. 고대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이 복용한 고환은 오늘날로 치면 스테로이드 호르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호르몬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처럼 단백질 합성을 촉발시켜 근육량을 늘린다. 운동을 하면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복용하면 남성의 힘이 38%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올림픽은 인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기록과 벌이는 전쟁이자 부정한 약물 복용을 찾아내는 싸움이다. 사진은 연구원이 도핑 테스트를 하는 모습.

지금껏 없던 새로운 도핑도 생각해야 한다. 1960년대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핀란드의 크로스컨트리 선수는 나중에 EPO 호르몬 유전자 돌연변이로 밝혀졌다. EPO 호르몬은 적혈구 생산을 늘려 인체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장거리 선수에게 필수적인 지구력을 34%까지 늘릴 수 있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도핑의 가능성을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 유전자 변형으로 근육량이 14%나 늘어난 생쥐는 만화에 나오는 수퍼 생쥐 '마이티 마우스'란 별명을 얻었다.

나노기술도 도핑에 악용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미 응급환자용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해 실험 중이다. 운동선수에게 이 나노입자를 주사하면 지구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