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해외자원개발 등 독자적인 에너지개발체제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동안 공동사업 파트너인 미국 석유회사인 쉐브론과 사업구조 변경 등에 합의함으로써, GS그룹이 앞으로는 그룹 결정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 사업에 언제든지 빠르게 뛰어들 수 있는 신속적이고도 탄력적인 운용체제를 마련한 것.
GS칼텍스는 보유하고 있는 가스와 전력, 자원개발, 녹색성장 산업 등을 에너지전문사업 지주회사인 GS에너지에 양도했다고 4일 밝혔다. 여기에는 GS파워 지분 50%를 비롯해 해양도시가스·서라벌 도시가스 등 가스·전력 사업, 유전광구 등 자원개발 사업, GS플라텍·GS나노텍·삼일폴리머 등 신에너지·신소재 사업이 포함됐다. 양도금액은 1조1062억원이며, 양도 일자는 29일이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가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지분투자회사 중 13개의 회사와 4개의 유전개발 광구, 충남 보령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부지, 서울 성내동 R&D(연구·개발)센터 등을 인수하게 된다.
양도·양수를 통해 GS칼텍스는 기존의 주력 에너지사업인 정유·석유화학·윤활유 사업에, GS에너지는 자원개발 사업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 각각 집중하게 된다. GS칼텍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윈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와 GS에너지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했다.
GS에너지가 인수하는 사업들은 GS칼텍스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왔던 가스와 전력, 자원개발, 신에너지·신소재의 녹색성장 분야 사업들이 망라돼 있다.
가스·전력 부문에서 GS파워는 약 1000M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안양과 부천지역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해양도시가스는 광주광역시와 전남 나주시 등에, 서라벌도시가스는 경북 경주시와 영천시에 각각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LNG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던 LNG터미널 사업도 양도됐다.
자원개발 부문에서 GS에너지는 인도네시아 노스이스트 나투나 등 4개 광구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6개의 유전개발광구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사업 양도는 GS그룹이 미래 분야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GS칼텍스는 미국 석유회사인 쉐브론과 GS가 50대 50의 지분을 갖고 설립된 회사여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결정이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가 미래 관련 사업을 계속할 경우 쉐브론의 의중을 살펴야 한다"며 "그런 부담을 덜기 위해 GS가 100% 지분을 보유한 GS 에너지 쪽에 관련 사업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한 신성장동력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양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에너지전문사업 지주회사로 사업을 시작할 GS에너지는 올 1월 GS그룹 지주사인 ㈜GS에서 물적 분할을 통해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GS에너지 경영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챙기게 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사업 양도는 쉐브론과 함께 의논해 결정한 것"이라며 "쉐브론 측에서도 기존의 정유 사업 등을 제외한 새로운 사업은 GS칼텍스 쪽에서 독립적으로 해주길 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