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청일전쟁 이후 100년 넘게 일본군과 미군이 주둔해 왔던 용산미군기지가 남산의 능선과 한강을 연결하는 생태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한다. 국토부는 2017년부터 공사에 착수해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용산공원에 대한 국제 설계공모를 실시해 출품된 8개 작품 중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조경전문가인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공동설계했다.
승 대표는 "일제와 미군이 주둔하면서 훼손된 용산기지의 생태적·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용산공원 설계의 기본 콘셉트"라며 "백두대간에서 시작돼 한강에 이르는 한북정맥(漢北正脈)의 녹지축을 복원하고, 용산기지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도 보존해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는 공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제강점기에 용산공원에 지었던 감옥·병영·병원·장교숙소 등 총 50여채의 건물은 허물지 않고 보존해 박물관, 스포츠시설, 관리동 사무실 등으로 활용한다. 용산기지 내 주한미해군사령부(일제강점기 병영 건물), 미군 의무대(일제 감옥), 한미합동군사지원단(일제 군병원) 건물 등도 보존될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크기와 비슷한 용산공원에는 축구장 6배 크기인 6만6000㎡(약 2만평) 크기의 '용산호수'(가제)도 들어선다. 용산미군기지를 동서(東西)로 나누는 전철6호선 녹사평역과 삼각지 사이의 도로(이태원로)를 지하 터널로 만들어 용산공원을 연결한다. 공원 내에는 유스호스텔과 도심형 텃밭, 박물관과 전시장, 야외 공연장,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용산미군기지 중 남영동의 캠프킴과 이태원동 유엔사령부, 동빙고동 수송부 용지는 일반상업용지로 분양돼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상업·업무용 빌딩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