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분기(4~6월)에 삼겹살 7만t을 무관세로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강행하자, 양돈 농가들이 다음 달 2일부터 돼지고기 출하를 중단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 양돈협회는 28일 충남 계룡스파텔에서 긴급 도협의회를 열고 "돼지 출하 무기한 중단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다음 달 2일부터 출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돼지고기 출하가 중단되면 당장 마트와 정육점, 식당에서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양돈협회에는 국내 농가의 90%에 해당하는 5000여 농가가 가입해 있고, 국내 시장에서 국산 돼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70%(70만t) 안팎이다. 나머지가 수입 물량(25만t)으로 충당된다. 따라서 출하가 중단되면 3분 2(양돈협회 가입 비율 90%×국산 돼지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돼지고기 공급이 막히는 셈이다.

정부는 구제역으로 돼지고기값이 급등하자, 작년 한 해 외국산 돼지고기 23만t을 무관세로 수입한 바 있다. 돼지고기 관세는 22~25%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도 가격 안정을 위해 1분기 7만t을 무관세로 수입 중이고, 2분기에는 추가로 삼겹살 7만t을 무관세로 들여오겠다는 입장이다.

양돈 농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돼지고기 시세가 작년보다 떨어진 데다, 사료값이 2년 새 40% 이상 올라 채산성이 안 맞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2월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100g당 평균 1664원으로 작년 2월(2132원)보다 22% 내렸다. 2월 도매가격도 ㎏당 440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99원)보다 30% 이상 내렸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삼겹살 소비자가격이 여전히 직전 5개년 평균보다 20~30% 높다고 반박한다. 현재 삽겹살 도매가격이 2007~2011년 평균(3587원)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노수현 과장은 "돼지고기는 날씨가 따뜻해져 나들이가 늘어나는 3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이 오른다"며 "작년 구제역 파동으로 농민들이 평년보다 50% 이상 비싸게 돼지고기를 팔아 재미를 봤는데, 조금 가격이 떨어진 데에 과민반응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