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오너 며느리 안희영(가명·36)씨는 "웨딩사진은 김희선이 찍은 데서 찍었고, 메이크업은 고현정 물광 화장으로 유명한 분에게 받았다"고 했다. 드레스는 1100만원짜리 친치아페리를 입었다. 나경은 아나운서가 입은 브랜드다. 안씨는 "뭐든지 최고로 잘하고 싶었다"고 했다. 유명 연예인들이 선택한 값비싼 브랜드라는 게 '최고'의 준거였다. 이런 심리를 파고드는 게 바로 '협찬의 경제학'이다.

"웨딩 촬영의 경우 전 국민이 좋아하는 특A급 연예인은 1억원, 누구나 얼굴을 아는 정도면 3000만원을 부르는데 연예인과 컨설팅업체가 일정 비율로 나눠갖는 게 관례입니다."

서울 논현동에서 웨딩 촬영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모(40)씨는 "3000만~1억원 들여서 연예인 사진을 찍어준 스튜디오가 그 비용을 어디서 뽑겠느냐"고 했다. ①스튜디오에서 웨딩사진 찍고 ②드레스 빌리고 ③메이크업 받는 패키지 상품이 서울 강남에선 일반적으로 2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데, 연예인 협찬을 많이 하는 업체는 최하 500만원으로 가격이 껑충 뛴다. 연예인이 챙긴 협찬 비용이 고스란히 일반 고객에게 전가된다는 얘기다.

호텔 예식비도 '협찬의 경제학'이 작동하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스타가 결혼식을 올리면 호텔 인지도가 높아진다.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연예인 이름을 대면서 '○○○씨 결혼 컨설팅을 맡았으니 피로연 식대를 30~50% 깎아달라'는 업체 전화를 심심찮게 받는다"고 했다. 호텔이 땅 파서 장사하지 않는 한 연예인에게 할인해준 식비는 일반 소비자들이 떠안지 않을 수 없다.

패션업체들도 연예인 결혼식 협찬에 적극적이다. 특히 최근엔 연예인이 신혼여행 때 입는 '공항 패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자연스럽게 일반인에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입 브랜드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한 번 화제가 되면 판매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연예인 협찬에 드는 돈은 마케팅 비용"이라면서 "소비자 판매가격을 정할 때 당연히 마케팅비용을 계산에 넣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