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품 시장에서 쌀(현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태국이 홍수 피해를 봤고 미국과 남미에서도 이상기후로 쌀 공급량이 크게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쌀값은 이달 10일 이후 10% 넘게 급등했다. 25일(현지 시각)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쌀 1월물은 전날보다 1% 오른 100파운드(약 45㎏)당 17.21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제상품 시장에서 쌀값은 하락세였다. 지난달 12일 이후 3주 만에 14% 가까이 하락했다. 채현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 위기 심화로 세계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상품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시아 주요 쌀 생산국이 물난리를 겪으면서 쌀 가격은 강세로 돌아섰다. 유엔(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쌀 수출량의 31%를 담당하는 태국은 이번 홍수로 주요 쌀 생산지의 13%가 피해를 봤으며 생산량이 700만?가량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리핀은 6%, 캄보디아는 12%, 라오스는 7.5%, 베트남은 0.4%의 피해를 봤다.

최근 3개월 쌀(현미) 선물 가격 추이(단위 : 100파운드 당 달러)

올해는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쌀 생산국도 이상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다. 미국 농무부(USDA)는 12일 미국은 가뭄과 홍수로 쌀 생산량이 23%가량 줄어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4위 쌀 생산지인 남미도 라니냐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량이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USDA는 이런 상황에서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700만?, 3위 쌀 수출국인 인도가 1억? 가량 쌀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제러미 즈윙거 상품 애널리스트는 “늘어난 생산량을 실어 나를 충분한 항구가 없는 점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쌀 수요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쌀 수입량은 지난 3분기까지 전년보다 111%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이후 쌀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지난 2008년 세계 2차대전 이후 가장 악화된 경기 상황에서도 쌀 수요는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