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과거 황우석 박사가 시도했던 맞춤형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학계에서는 배아줄기세포의 유전자가 복제용 세포를 제공한 사람의 유전자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절반의 성공이지만, 배아줄기세포 복제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뉴욕 줄기세포재단 연구소의 디터 에글리(Egli), 스콧 노글(Noggle) 박사 연구진은 성장이 끝난 인체 피부 세포와 난자를 이용해 2개의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연구진은 뉴욕주법에 따라 16명의 여성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난자 270개를 얻었다. 여기에 전기충격을 줘 당뇨병에 걸린 남성 환자와 건강한 남성 두 명에게서 추출한 피부세포를 융합했다.
연구진은 처음엔 1997년 복제 양 돌리를 만들 때처럼 난자에서 DNA가 든 핵을 제거하고 피부세포와 융합했지만, 이렇게 만든 배아는 6~10세포기 이상으로는 자라지 않았다. 배아줄기세포를 얻으려면 배아의 세포가 두 배씩 늘어나 최소한 80세포 이상이 돼야 한다.
이후 연구진은 난자의 핵을 그대로 둔 채 피부세포와 융합시켰다. 그러자 복제 배아의 약 20%가 배아줄기세포 채취가 가능한 80~100세포의 배반포기까지 자랐다. 연구진은 이 중 2개의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으며, 나중에 다양한 인체 세포로 자라는 것도 확인했다.
맞춤형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의 유전자와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에 세포 치료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연구진도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했다. 황우석 박사가 2004년 발표한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복제가 아니라 난자 혼자서 줄기세포로 자라난 것으로 밝혀졌으며, 2005년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미국 생명공학기업 스티마젠 연구진도 배반포 단계까지 복제 배아를 배양했지만,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데는 실패했다.
차병원 정형민 박사는 "난자의 핵을 그대로 뒀기 때문에 완전한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아니지만, 최소한 가능성을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와 달리 건강한 난자를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었던 게 성공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법은 불임 치료를 하고 남은 냉동 난자나 미성숙 난자로만 배아 복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박사팀은 2009년부터 정부의 허가를 받아 배아 복제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배아줄기세포
정자와 난자가 만난 지 5일쯤 된 배반포기 배아(수정란)에서 만들어지는 세포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으로 자란다. 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로 원하는 장기나 조직 세포를 만들어, 질병으로 손상된 세포를 대체하는 세포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