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이후 증시가 격변하기 시작한 지 두 달이 됐다.

지난 8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위아래로 519.6포인트를 오갔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하자, 속절 없이 추락하는 자사주 주가를 관리하기 위해 기업들이 손을 쓰기 시작했다.

보통 기업들은 증시 하락기 주가 방어를 위해 이익 소각과 자사주 매입 결정 등을 방어 카드로 쓴다. 이것이 기업이 주가를 방어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손쉬운 방법이다.

◆ 자사주 사들여 태워버리는 회사들

지난 9월 28일

OCI는 888억원 규모의 보통주 40만주를 주식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후 소각한다고 밝혔다. 소각 규모는 OCI 전체 발행주식수의 1.64% 수준이다.

한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이고 나서 이를 다시 소각하면, 주식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폴리실리콘 가격 인하 방침과 불안한 태양광 시장 업황에 지난 9월 28일 52주 최저가를 찍으며 고꾸라졌던 OCI주가는 이익 소각 결정 이후 이틀 연속 강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의 정상제이엘에스는 지난 8월 전체 발행주식의 1.36%에 해당하는 이익 소각 공시 이후 주가는 1.8% 하락했다.

하지만, ‘이익 소각 처방’이 모든 경우에서 약발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윌비스는 지난달 20일 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한 후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주가는 소각 공시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고, 10% 하락했다.

◆ 자사주 매입 공시 8·9월에만 전체의 3분의 1

지난 8월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도 잇따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급락한 8월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인 48건을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공시된 전체 자사주 매입 건수(147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주체가 기업가치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된 시점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세계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자사 주가가 하락하자, 40년 만에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회사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주가 급락기에 사업에 대한 회사의 전망이 확실하다면, 자사 주식을 사들이면서 투자자들에 확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 재정 위기를 반영한 경제 불안에도 회사의 현금자산을 투자해 낮은 가격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 자사주 매입 공시 약발…유가증권시장 勝

그렇다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결론적으로 주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눈에 띄게 효과가 있었다. 특히 NHN과 만도는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가 각각 29.71%, 27.12% 상승했다. 8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17.04%, 16.11%씩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기업은 주가 방어에 확실하게 성공한 셈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 중에서는 이노칩(29.13%), 유비쿼스(19.78%), 휴맥스(18.66%) 등이 자사주 매입 공시 후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자사주 매입공시에도 효과가 없었던 종목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메타바이오메드(-46.08%), 에스에너지(-44.80%), 에이에스티젯텍(-35.05%), 인텍플러스(-32.14%), 대주전자재료(-20.88%) 등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폭이 컸던 자사주 매입 종목은 한국콜마(-15.60%), 참엔지니어링##(-14.97%)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