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제주 해경이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47 화물기가 추락한 제주 남서쪽 해상에서 경비함과 헬기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 7월 말 제주 인근해상에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의 실종 기장 A(52)씨가 15억원대에 이르는 큰 빚이 있다는 일각의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A씨의 금융권 채무는 당초 알려진 액수의 8분의 1 수준인 2억원 안팎이었다.

이번 사고 배경과 관련해 "A씨가 거액의 빚을 져 이를 비관해 고의 사고를 일으킨 게 아니냐"는 추론 역시 상당부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A씨가 30억원대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7개의 보험을 6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가입한 사실은 맞기 때문에 여전히 고의사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1일 "개인신용평가사(CB)의 A씨 채무 기록이 사고조사 관련자와 업계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됐다"며 "그동안 일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A씨의 채무는 15억원대가 아니라 2억원가량"이라고 밝혔다.

2억원의 A씨 채무는 1000만~2000만원씩 여러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거액의 주택담보대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2억원 정도의 채무는 사람에 따라 질 수 있는 규모 아니냐"며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이번 사고 원인과 A씨의 채무를 연관짓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A씨가 보험에 가입한 보험사들은 아직도 고의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보험을 받은 한 보험사 관계자는 “A씨의 채무가 과장됐다는 사실은 놀랍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고 직전 거액의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보험상품에 집중 가입한 사실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추락 아시아나 화물기(OZ991편)는 지난 7월 2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중국으로 비행하던 중 제주도 서쪽 해상에 추락했다. 기장 A씨와 부기장 B씨는 실종 상태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달 사고 동체 일부를 찾았지만 아직 사고원인의 단서가 되는 블랙박스는 찾지 못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종자 A씨는 사고가 생기기 한 달 전인 지난 6월 7개의 상해보험ㆍ의료보험ㆍ종신보험을 연이어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