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라는 그림자가 여전히 미국과 유럽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아시아 신흥국은 이 악재에서 비교적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펀드 수익률도 아시아 투자 펀드가 크게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한 달(16일 기준) 독일과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 투자하는 유럽 펀드 수익률은 -14.6%를 기록했다. 동유럽에 투자하는 신흥 유럽 펀드와 미국에 주로 투자하는 북미 펀드 수익률은 각각 -18.9%, -10.5%로 큰 손실을 봤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1.1% 정도로 상대적으로 선전했고,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신흥 아시아와 인도 펀드 수익률은 각각 -8.4%, -7.3%를 기록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펀드 성과가 차이를 보인 이유는 이번 위기의 진앙(震央)이 유럽과 미국이었고 신흥국에 비교적 충격이 작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 등급이 강등되고, 유럽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 성장의 주도권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금융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유럽 불량 재정국가와 달리 신흥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경제 침체 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가진 것도 이들 증시에 힘을 실어줬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은 상반기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하반기 세계 경제가 후퇴하더라도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완화 정책을 활용할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 러셀인베스트먼트의 사라 리엔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국가는 튼튼한 기초 체력을 가지고 있고 기업 실적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며 "아시아 내수 시장이 성장하며 소비재와 산업재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입력 2011.08.17. 18:15
오늘의 핫뉴스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