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가격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IT수출 감소는 물론 3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TV판매 부진과 LCD패널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LCD업계가 불황 탈출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반도체 역시 PC·모니터 수요 약세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소비경기도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LCD 업황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 TV용 LCD가격 하향세 지속…반도체도 맥 못춰

7일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40~42인치 LCD TV용 패널의 8월 전반기 가격은 231달러로 전월 후반기 가격(237달러)보다 3% 가까이 떨어졌다. 이 제품은 지난해 초 340달러 수준에서 같은 해 8월 295달러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6인치 TV용 LCD패널 가격도 지난해초 447달러에서 이달 초 307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대표 제품인 DDR3 1기가비트(Gb)는 7월 후반기 고정거래가격이 0.75달러로, 7월 전반기(0.84달러)보다 10% 정도 폭락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16Gb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이 지난달 말 2.74달러로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IT수출에 영향…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

반도체·LCD 가격이 거듭 약세를 보이자 7월 정보기술(IT)분야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2% 줄어든 131억200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집계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액은 7월 25억2000만달러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2.4% 줄어든 40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LCD사업과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흑자 전환이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LED·3D·스마트 등 너무 많은 신제품 출시로 혼란을 느껴 구매시기를 늦추고 있는데다 신제품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여기에 전 세계 소비를 선도하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경제위기 불안감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분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영업이익을 냈지만 가격 약세로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의 D램 생산기업들의 경우 현재 D램 가격이 원가수준에 도달, 조만간 감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