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승 한국투자증권 WM사업본부장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이 지속되면서 고액 자산가의 자금이 저금리의 예금과 채권에서 자산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중(中)위험·중수익 추구 상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또한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데만 집중하던 투자자도 올해 초 일본 대지진 이후 변화가 생겼다. 변덕스러운 장세를 추종하기만 하는 것보다는 현재 자산을 지키고 안정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산관리에서 리스크(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장금리+α(알파)'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늘고 있는 것이다.

금융회사들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를 비롯해 공모주펀드와 같은 채권+알파형 펀드, 해외 채권형 펀드 등 다양한 중위험·중수익 추구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중에 눈에 띄는 상품이 해외 채권형 펀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대부분의 펀드는 계속 자금이 빠지거나 소폭 유입된 반면, 해외 채권형 펀드에는 5월 중순 이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펀드별로는 올 들어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에 4485억원이 몰린 것(19일 기준)을 비롯해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에 3008억원, '템플턴글로벌증권자투자신탁(채권)'에 1031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연초 이후 자금유입 상위 5개 펀드 중 4개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4% 이상이고, 1년 수익률은 10%를 훨씬 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채권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국가들의 국공채를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적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해외 채권형 펀드에 월지급식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더욱 자금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해외 채권형 펀드에 가입할 땐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해외 채권형 펀드도 실적배당상품이다.

또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위험이 존재한다. 아무리 좋다는 전망이 나와도 몰아가기식의 투자보다는 자산을 나누고 늘려간다는 차원에서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