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문 투자자 '블록의 행운' 마침표 찍나 〈조선일보 2011년 6월 30일 B4면〉
칼 블록은 “중국계 기업을 나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며 작년 6월부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한 뒤 보고서를 내서 5개 회사의 시가총액을 44억달러어치 떨어뜨렸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이 발달하면서 주식 투자는 우리에게 친숙한 재산 증식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2010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주식 투자자 수는 479만명으로 총인구의 9.8%, 경제활동인구의 1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활동하는 인구의 5명 중 1명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친숙해진 주식 시장에는 많은 투자 상품과 다양한 투자 기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직접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주식을 이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매도(空賣渡)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오늘은 주식투자와 관련된 공매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주식 공매도란 무엇인가요
공매도란 문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입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 주식을 파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가를 현재 가격으로 팔고,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면 싼 가격으로 다시 매입해 매매차익을 얻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종목의 주가가 1만원일 때 팔았다가 3일 후 8000원으로 하락했을 때 8000원에 A종목의 주식을 다시 사서 돌려주면 2000원의 시세차익이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예상과 달리 공매도 후에 유가증권의 가격이 상승하면 투자자는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어떻게 팔 수 있을까요. 주식 공매도는 '차입공매도'와 '무차입공매도'로 구분됩니다. '차입공매도'는 타 기관으로부터 빌린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고, '무차입공매도'는 전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기관투자자의 차입공매도는 1996년 9월에 도입되었고, 외국인투자자의 차입공매도는 1998년 7월부터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차입공매도는 2000년 4월에 공매도한 주식이 결제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공매도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주식을 차입하는 방법에는 주식대차거래와 대주거래가 있습니다. 주식대차거래란 기관투자자 또는 외국인투자자가 증권금융, 예탁결제원, 증권회사 등의 중개에 의해 연기금, 은행, 보험회사, 자산운용회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빌리는 이른바 기관 간의 거래입니다. 대주거래는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위해 증권회사에서 직접 주식을 빌리는 개인투자자와 증권회사 간의 거래입니다.
현재 개인투자자의 대주거래를 이용한 공매도는 제도적으로 허용되어 있으나 대주한도·대주기간·담보비율 등 제약조건이 많고 개인투자자가 부담하는 위험이 커서 활성화되지 않은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주식 공매도는 주로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예탁결제원·증권금융 등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 공매도를 위한 주식대차거래를 중개하고 있습니다.
주식 공매도는 어떤 기능을 하나요
주식 공매도는 증권시장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대합니다. 주식투자 위험을 경감시키기도 하죠. 즉, 주식 공매도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가 보다 빨리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정보가 있을 때에는 공매도에 의해 주가 하락이 촉진되어 주가가 보다 빠른 시간에 조정돼 증권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주식 공매도는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매도 수요를 증가시키고 공매도 이후에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 수요를 유발해 증권시장의 유동성을 높입니다.
그러나 주식 공매도는 증권시장에서 시세조종과 채무불이행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증권시장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등의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할 경우에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공매도 이후에 주가가 하락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에 관한 나쁜 소문을 조작해 유포할 수 있습니다. 증권시장에 영향력이 있는 전문가가 주식을 공매도한 후에 관련 기업에 관한 보고서를 부정적으로 작성해 주가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또 주식 공매도가 집중된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나쁜 정보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해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는 증권시장의 변동성 증가를 이용해 주가가 정상보다 크게 하락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주식을 공매도한 후에 주가가 급등하면 공매도한 투자자의 손실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해 공매도한 주식과 관련된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가 주식대여기관에서 빌려온 주식을 약속한 날까지 반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국은 왜 주식 공매도를 규제하나요
주식 공매도 규모는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특정 주식에 집중되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습니다. 금년 상반기 중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루어진 주식 공매도는 약 3억 주로서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147억주의 2.0%이고, 공매도 금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거래금액 761조원의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증권시장에 불확실성이 클 경우에 대량의 주식 공매도가 발생하면 투자자의 과민반응을 유발해 증권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식 공매도는 증권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에서 규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차입공매도는 공매도 수량에 제한이 없어 증권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많은 국가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미국 등 선진국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투기자본인 헤지펀드들이 주로 금융회사 주식을 공매도해 금융시장의 위기를 더욱 증폭시켰다고 비난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의 금융감독청,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 등 주요 선진국의 금융당국들은 2008년 9월에 금융회사 주식의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도 2008년 10월 1일에 모든 주식의 공매도를 금지했으며, 금융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2009년 6월 1일부터 비금융회사 주식의 차입공매도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무차입공매도
무차입공매도(naked short selling)는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가 유가증권을 매도하는 거래형태입니다. 무차입공매도는 공매도 수량 등에 대한 제한이 없는 투기적 거래로서, 빌린 주식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결제불이행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무차입공매도를 금지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무차입공매도의 결제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면서 2000년 6월부터 무차입공매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퀴즈
공매도의 일종으로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 증권시장에서 매각하는 것을 ○○○○○이라고 합니다.
▲응모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7월 27일(수) 오후 5시 마감, 7월 29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국부펀드〉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강동수 강혜숙 김명옥 김준홍 김해숙 김현종 김희문 박두호 박양배 박재덕 백선욱 송규호 예윤희 이명진 이상민 이수미 이아영 임창구 임태철 전상영 지대영 최순희 최영진 최일성 홍미영)
금융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05-6254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