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넘치는 외환 국부펀드에 쏟아붓나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주체할 수 없이 늘어난 가운데,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떼어내 만든 중국 국부펀드의 몸집이 지금보다 더 불어날지가 관심거리다. 올 1분기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를 돌파했고 중국 내부에서는 이 규모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공식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운용 기금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요즈음 국부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운용기금을 어디에 투자할 것이냐는 것이 전 세계적인 관심거리입니다. 중국투자공사는 지금까지 해외 에너지 사업 등 기간산업뿐 아니라 모간스탠리나 블랙스톤과 같은 금융회사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왔고,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최근 중국계 자금이 한국의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하는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투자공사가 한국투자전용펀드를 조만간 운영할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부펀드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부펀드의 규모가 커지면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국부펀드란 무엇인가요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가 무엇인가에 대해 한 가지로 정립된 개념은 없습니다. 대략 '정부가 소유 혹은 통제하고 있으며, 주로 외화로 표시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국가투자기금' 정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국부펀드는 갑자기 새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미 1950년대부터 일부 산유국을 중심으로 설립되기 시작했고, 상당한 역사를 갖고 있죠.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원유가격의 상승, 금융의 국제화, 그리고 글로벌 불균형 등으로 인하여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국가들의 숫자와 운용자산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일부 국부펀드가 미국과 유럽의 부실금융회사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부펀드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기금운용 방식이나 투자자산 선택 등의 관점에서 보면 헤지펀드, 사모펀드, 연기금 등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유권이 민간이 아닌 국가에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국부펀드연구소(SWF Institute)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전 세계 국부펀드의 규모는 4조4160억달러에 달합니다. 2010년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1조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국부펀드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국부펀드의 4분의 1만 가지면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 전체를 사들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부펀드는 어떤 종류들이 있을까요
국부펀드는 기본적으로 펀드의 재원이 어떻게 조성되었느냐에 따라 상품펀드(commodity fund)와 비상품펀드(non-commodity fund)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상품펀드는 정부가 소유한 국가기관의 천연자원 수출대금이나 민간기업의 천연자원 수출소득에 대한 세금을 통해 정부가 확보한 외화수입을 재원으로 형성됩니다.
반면 비상품펀드는 국제수지 흑자를 통해 축적된 외환보유액이나 재정흑자를 통해 축적된 자금을 재원으로 형성됩니다. 자산 규모 면에서 볼 때 전체 국부펀드에서 상품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 비상품펀드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상품펀드는 다시 설립 목적에 따라 안정화펀드(stabilization fund)와 저축펀드(savings fund)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안정화펀드는 천연자원 가격 등의 단기적 변동이 재정이나 여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운영되는 펀드입니다.
천연자원의 가격이 높은 시기에 발생하는 재정흑자를 안정화펀드에 모아 놓았다가 해당 자원의 가격이 하락하여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이 자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안정화펀드는 수익성보다는 안전성과 유동성 위주의 단기투자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저축펀드는 천연자원의 수출로부터 창출된 부를 다양한 금융자산에 투자해 둠으로써 미래 세대들이 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마련된 펀드입니다. 저축펀드는 천연자원의 양이 유한하다는 점을 감안해 마련된 펀드이므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장기투자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품펀드의 대표적인 예로는 원유 수출로 모은 자금을 운용하기 위하여 1953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쿠웨이트투자청이나 UAE의 아부다비투자청, 노르웨이의 정부연금펀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원유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펀드입니다.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비상품펀드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외환보유액 투자펀드입니다. 국제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규모가 커진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리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유지비용을 줄일 목적에서 설립된 펀드입니다.
중국투자공사(CIC), 싱가포르의 정부투자공사(GIC), 그리고 우리나라 유일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등이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과거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주로 중앙은행에 의하여 매우 보수적 방식으로 관리·운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외환보유고가 급증하면서 중앙은행과는 별개의 투자회사를 설립하여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투자펀드로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수익창출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국부펀드를 둘러싼 쟁점은 무엇일까요
국부펀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운용과 관련해 몇 가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먼저 국부펀드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은 국부펀드가 많은 경우 장기적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기 때문에 금융자원의 배분이나 시장유동성 개선에 기여한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장기투자성향의 국부펀드 경우는 자금인출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자산가격의 변동성을 완화시키며 유동성위험 프리미엄을 낮추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부정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투명성이 높지 않고, 정치적 목적으로 자산운용이 이루어질 소지도 있어 향후 자본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펀드를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대상국의 반감을 초래하고 보호주의 성향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국부펀드에 대한 상반된 인식을 고려하여 2008년에는 세계의 주요 국부펀드들이 참여하는 국부펀드 국제실무그룹(IWG)이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국부펀드 운용지침인 일명 '산티아고 원칙'을 마련하고 자발적으로 준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산티아고 원칙(Santiago Principle)
2007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고위급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국부펀드 국제실무그룹(IWG)에 국부펀드의 운용과 관련한 자율원칙의 수립을 촉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IWG 회원국들은 2008년 9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국부펀드의 운용 지침인 일명 산티아고 원칙을 준수하기로 합의하고, 2009년 4월 출범한 국부펀드국제포럼(IFSWF)이 이를 정식 비준했습니다. 산티아고 원칙은 정보공개의 범위, 투자의 목적, 지배구조, 위험관리 등과 관련해 총 24개의 원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퀴즈
정부가 소유 혹은 통제하고 있으며 주로 외화로 표시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OOOO라고 부릅니다.
▲응모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7월 20일(수) 오후 5시 마감, 7월 22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의결권 행사〉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강인영 김대영 김민형 김선주 김옥선 김재이 김지수 김철규 김태범 김현호 김희우 박경순 박승환 박종삼 빈태숙 서정희 설종식 손향아 안길상 유재명 이민정 이운배 장남주 최민영 함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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