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내세웠던 '5%내외'에서 4.5%로 낮췄다. 반면 '3%수준'으로 제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0%로 높였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계부처는 3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세계경제의 회복에 따라 수출호조세가 지속되겠으나, 유가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로 내수는 당초 전망보다 다소 부진할 전망"이라며 이같은 전망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해 "고용과 성장 등의 견실한 회복세가 나타나는 등 거시경제는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나 물가상승 등으로 서민 체감경기가 부진해 잠재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5월 내내 물가상승률이 4%대를 나타나는 등의 물가불안으로 서민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 내수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5% 성장·3% 물가'를 장담했던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 전망치는 올린 것은 이같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에서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더 많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배럴 당 85달러였던 연 평균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 당 105~110달러로 높여 잡았다. 국제유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더 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을 높였고, 대외 경제 불안을 가중시켜 성장세가 주춤해졌다는 것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석유 재고 증가와 비축유 방출 등으로 국제 석유 시장 수급 여건이 다소 개선됐으나, 신흥국 수요 증가와 중동의 정세불안 등에 따라 여전히 유가 변동성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4.0%까지 올라갔던 물가상승률은 3%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은 4%후반대로 올해 4.5%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고용은 예상보다 더 회복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취업자가 정부가 전망했던 28만명을 뛰어 넘어 3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6%대 성장을 했던 지난해 32만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 호조가 계속되면서 경상수지는 기존 전망대로 160억달러 흑자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내년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1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경기회복기조가 지속되면서 내수가 회복되면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화 환율이 점진적인 절상 기조로 들어선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