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5억달러(약 5400억원)라는 엄청난 벌금을 미국 법무부에 내야 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각) "구글이 그동안 불법 약 판매사이트에 수억달러어치의 검색 광고를 판매해온 데 대해 미 범죄조사국이 조사하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습니다.

구글은 시인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검색 광고와 관련된 문제로 법무부에 벌금을 물어야 할지 모른다'며 5억달러를 별도 준비해놓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WSJ는 "미국 정부가 기업에 물린 벌금 중 역대 최대 액수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구글은 2004년부터 미국인들이 각종 약을 검색하면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캐나다의 불법 약 판매사이트를 노출해주고 그 대가로 광고비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의 최고경영자들이 이런 불법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모토는 '사악하지 말자(Don't Be Evil)'입니다. 구글은 이런 모토를 내세워 자신들이 네티즌을 위하는 최고의 '선(善)'인 것처럼 행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2007년 12월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 다른 포털 업체와 함께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한 혐의로 3150만달러(약 340억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구글은 지난 1~2년 사이 미국과 유럽에서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검색 분야의 전 세계적인 독점력을 악용해 각국 중소 사이트 시장을 집어삼켜 왔다는 것입니다. 과거 IT분야 '독점 횡포' 대명사로 불리던 MS의 뒤를 구글이 잇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