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옴니아’ 사용자들에 대한 보상 판매 방안을 두고

삼성전자와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이 신경전을 펼치는 가운데 옴니아 사용자들의 집단 보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2일 SK텔레콤이 옴니아를 갤럭시S로 교체해 주는 등 보상판매 방안을 내놓았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했고 현재까지도 뚜렷한 보상판매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옴니아2’ 보상 요구 온라인 카페 회원수 급속히 늘어

현재 네이버에는 ‘옴니아2 집단보상 준비카페(cafe.naver.com/amoled715)’가 운영중이다. 지난 27일 카페가 개설되고 나서 하루 만에 6000여명이 가입했고 5일 만에 가입자수가 1만4000명을 넘어섰다.

‘막동이’란 이름의 이 카페의 매니저는 옴니아2 이용자들을 모아 직접 SK텔레콤과 KT를 접촉하며 보상 판매를 요구하고 있다. 옴니아2 이용자들이 아이폰4로 갈아타는 조건으로 KT에 2년 약정에 월 4만5000원 요금제를 제안하는 등 협상 조건도 구체적이다. 이곳에서는 KT에 새 단말기 값 할인이나 기존 옴니아 이용자들의 남은 2년 약정 할부금(40~45만원) 지원을 요구하는 등 카페 회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매니저에 의하면 SK텔레콤에서는 내달 15일까지 확정된 보상판매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아고라’에서도 옴니아2 보상 판매 방안에 대한 반대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통신사를 SK텔레콤에서 KT로 바꾸자는 의견에 현재 1만여명이 동참했다.

◆보상 판매 방식에 이용자 불만 쏟아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지난 22일 SK텔레콤이 밝힌 옴니아 보상 판매 방안이다. SK텔레콤 측에서는 삼성전자가 ‘옴니아’ 사용자를 대상으로 삼성 단말기를 재구매하는 조건으로 10만원을 지원하고 삼성카드의 '제로할부' 선(先)포인트를 활용해 단말기 할부잔금을 해소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옴니아 사용자들은 삼성카드 발급과 동시에 선포인트와 지원금 10만원으로 할부잔금을 완납하고, 갤럭시S로 교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옴니아 이용자들은 때 지난 갤럭시S로 바꿔야 한다는 것과 삼성카드에 가입해야 하는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갤럭시S는 출시된 지 1년이 다되어가는 구형이고 갤럭시S2 출시가 다가오면서 갤럭시S 재고처리가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또 무조건 삼성카드에 가입하고 이 카드 포인트로 할부금을 갚기 위해 카드비로 몇백만원을 써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방안을 두고 SK텔레콤과 삼성전자 간에 엇갈린 입장을 보인 것도 이용자들의 화를 부추겼다. SK텔레콤에서는 “거의 확정된 방안”이라고 말했지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 협의 중이며 세부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삼성전자는 “옴니아를 갤럭시S로 교체해주는 안은 처음부터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교체 스마트폰으로는 갤럭시 S2가 거론되고 있다”고 상황 무마에 나섰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폰을 만든 삼성전자가 더 많은 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고 삼성전자는 직접 휴대폰을 판 SK텔레콤이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옴니아 보상 문제가 삼성전자의 몫만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보다는 통신사들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오히려 “삼성전자가 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항상 제조업체에서 먼저 보상 방안이 나오면 우리가 그것을 지원해주는 방향”이라면서 “옴니아만 보상 판매를 해주면 다른 고객들의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KT(쇼옴니아)와 LG유플러스(오즈옴니아)도 “삼성전자와 협의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실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내놓은) 보상 판매 방안을 오즈옴니아에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했다.

◆제조사가 책임져야한다는 의견도

소비자보호원측은 삼성전자가 단말기 제조사로서 보상 판매에 더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옴니아에 대한 보상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조사를 해봐야 하지만, 실질적인 보상 책임은 통신사보다 제조사에 더 있는 거 같다”고 했다.

옴니아는 삼성전자가 아이폰 대항마로 야심차게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이었지만. 운영체제(OS) 구동속도와 잦은 오류, 번거로운 업그레이드 문제로 무늬만 스마트폰일뿐 제대로 된 기능을 못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을 통해 옴니아1은 17만대, 옴니아2는 55만대를 팔았다. 옴니아2는 KT(쇼옴니아)와 LG유플러스(오즈옴니아)를 통해서도 출시됐고 각각 8만5000대, 6만대 정도가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