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서 생산된 야채와 우유에서 허용치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국내로 날아든 방사성물질도 땅에 있는 식물에 달라붙을 수 있다. 일부는 빗물을 타고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식물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그 식물을 먹은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도 방사성물질이 축적된다.
하지만 양의 문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백원필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은 "토양이나 공기에서 늘 자연 방사선이 나온다"며 "평소에도 우리는 식품으로 방사성물질을 섭취한다"고 말했다. 식품에 들어있는 칼륨 중 1%가 그런 자연 방사성물질이다.
한양대 이재기 교수(원자력공학과)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 당시 인접한 스웨덴에서 첫해 우유를 포함한 음식물 섭취로 인한 방사선 피폭량은 평균 0.07m㏜였다"며 "이는 스웨덴 국민들이 1년간 일상생활에서 받는 자연 방사선(평균 6m㏜)의 1.1%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체르노빌 원전 간 거리는 우리나라와 일본 간 거리와 비슷하다.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한양대 제무성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이번에 우리 대기 중에 검출된 방사성물질이 비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고, 그것을 섭취한 어류를 우리가 먹는다고 가정해도 40만년을 먹어야 평소 1년간 수산물로 섭취하는 자연방사선량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오염된 바닷물을 통한 수산물 오염 가능성도 작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한국해양연구원 김영호 박사는 "일본 동쪽 바다의 구로시오해류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바닷물에 유입된다 해도 한반도 연안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구로시오해류는 동쪽으로 흐른다. 북태평양을 한 바퀴 돈 뒤 일부가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순환은 수년~수십년은 걸린다. 해양조사원도 "방사성물질은 구로시오해류 순환 과정에서 거대한 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되기 때문에 우리 해역의 오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