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전세대란' 시대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보증금도 걱정이지만 원하는 물량을 찾기조차 어렵다는 사실이 전세 수요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천신만고 끝에 맘에 드는 집을 구하고 이사하려고 하면 또 다른 걱정이 기다린다. 남이 살던 집에 그대로 살자니 꺼림칙하고 내 마음대로 꾸미려 하니 비용이 부담스럽다. 내 집도 아닌데 인테리어에 큰 비용을 쓰는 것 자체가 아까운 것도 인지상정이다. 이럴 때 나만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저렴하게 전셋집을 꾸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소한의 비용으로 주거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알뜰살뜰' 인테리어 노하우를 소개한다.

굳이 새로 도배를 하지 않더라도 스티커 처럼 벽에 붙이는 포인트 벽지만으로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 사진은 다 양한 인테리어로 새롭게 꾸며진 어린이 용 방.

비용이 적게 들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벽지 교체다. 각자 취향에 맞게 거실과 방을 도배하면 집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도배는 대개 전문가의 기술과 장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66~96㎡(20평대) 아파트를 일반 벽지로 바꾼다고 해도 100만원은 훌쩍 넘는다.

따라서 요즘은 비용을 줄이면서 실내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포인트 벽지가 인기다. 기존에 종이 벽지였다면 도배 대신 벽에 페인트칠해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스티커처럼 벽에 붙이는 다양한 포인트 벽지와 페인트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살 수 있다.

바닥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바닥은 마루, 타일, 장판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 가운데 합판마루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지만 비용(3.3㎡당 10만~15만원)이 만만치 않다. 반면 PVC(륨) 바닥재는 마룻바닥보다 시공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가격은 3.3㎡당 3만~10만원선.

인테리어 작업 중에서 일반적으로 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시공작업이 복잡한 곳이 주방과 욕실이다. 하지만 이런 주방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기존 타일 위에 새 타일을 덧붙이면 분위기가 환해진다.

가구가 너무 낡은 경우엔 시트지를 붙인다. 하이그로시(high-glossy·고광택)나 메탈(metal·금속) 계열의 시트지는 주변 색상과 잘 어울리고 손쉽게 붙일 수 있다. 시공 방법은 문짝 옆선 크기보다 조금 더 크게 시트지를 잘라 위에서 아래로 붙이고 남는 부분을 칼로 잘라낸다.

욕실의 오래된 타일이 눈에 거슬리면 줄눈(벽돌이나 타일 사이에 흰색 모르타르 등을 채워 넣는 것) 부분만 다시 하얗게 그려넣어 깨끗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소품으로도 간단히 변화를 줄 수 있다. 조명이나 액자, 거울, 천 등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액자를 걸고 싶은데 벽에 못을 박는 게 부담스럽다면 천장에 연결하는 레일을 활용한다.

인테리어 시공에서 주의할 점도 있다. 인테리어 전문업체 한성아이디 김소진 실장은 "벽이나 문에 페인트칠하거나 타일을 새로 붙일 때는 집주인에게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조명을 바꿀 때도 가능한 한 기존에 있던 조명등을 보관해뒀다가 이사할 때 반납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