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열린다. 범(汎) 4세대 서비스로 분류되는 와이맥스(Wimax·한국명 와이브로)가 5년 전 상용화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유럽·미국의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들이 주도하는 LTE(long term evolution)가 미국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LTE는 각각 가입자가 1억명에 이르는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 일본 NTT도모코, 영국 보다폰, 스웨덴 텔리아소네라,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통신 선진국의 1위 사업자들이 대거 채택해 글로벌 표준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3G 투자가 약했던 LG유플러스가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안에 8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면 4G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3.5세대(HSPA) 통신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4G 시대에는 어떤 모바일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까?
◆N스크린 등 모바일 멀티미디어 시대 열린다
LTE는 초당 전송속도가 100메가비트에 이른다.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유선 초고속인터넷 중에서도 고급형 상품에 버금가는 속도로, 이론상으로는 5분 분량의 노래 한 곡을 1초도 안 돼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물론 가입자가 많은 실제상황에서는 전송속도가 이보다는 떨어지겠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3.5세대에 비해 5배 정도는 빨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 정도 속도면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용량이 큰 초고화질(full HD)급 영상과 3D(차원) 영상을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N스크린이 실제 생활 속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N스크린은 PC와 TV·휴대폰 등을 연계해 콘텐츠를 즐기는 스리스크린(three screen)을 확대한 개념으로, 이들 세 가지 기기 외에도 태블릿PC나 휴대용 게임기, 네비게이터 등 다양한 모바일기기를 서로 연동해 각종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집에 도착해서는 TV를 통해 같은 영화를 보는 식이다.
이미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전시회 CES 2011에서는 다양한 N스크린 기기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아트릭스 4G'. 아트릭스 4G는 스마트폰을 노트북PC처럼 생긴 도킹 스테이션(docking station·접속장치)에 끼우면 모니터와 키보드만 있는 도킹스테이션이 순식간에 안드로이드 노트북PC가 된다. 여기에 아트릭스 내에 있는 특수 소프트웨어가 스마트폰에 있는 영상 콘텐츠를 11.6인치의 도킹스테이션 모니터의 해상도에 맞게 자동으로 전환해 준다.
대만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기업인 HTC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썬더볼트'를 선보였으며, LG전자도 상반기 중으로 LTE 방식의 스마트폰 레볼루션을 북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클라우드컴퓨팅 주도권 경쟁도 치열
클라우드컴퓨팅도 4G 시대에 주목받는 서비스 중 하나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구글·IBM·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의 KT·LG유플러스 같은 통신업체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은 개인이나 기업이 고가의 소프트웨어나 저장장치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컴퓨팅 제공업체에서 빌려서 사용하는 것. 지금 스마트폰에서 제공하고 있는 지도나 길 찾기 서비스도 초기 단계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무선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서버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강력한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LG유플러스 박찬현 클라우드사업부장은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LTE의 확산은 모바일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기술 발전으로 HD(고화질)·3D(3차원 입체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는 늘어난 반면, 저장 장치의 가격 하락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던 상황을 LTE 망을 통한 '실시간 전송'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갤럭시S의 기본 저장공간은 16GB이지만,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의 용량은 과거 500MB 안팎이던 것이 최근에는 최대 4GB까지 올라왔다. 영화 4편만 내려받으면 저장공간이 가득 차버리는 셈. 하지만 LTE 망에서는 대용량 콘텐츠를 자신의 기기 대신 외부 서버에 저장해놓고 언제든 연결해서 볼 수 있다.
LTE(long term evolution)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3.5세대(G) 이동통신(HSPA)보다 무선데이터 전송속도가 5배 이상 빠른 4G 이동통신.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고가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일일이 살 필요 없이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만큼 빌려쓰고 요금을 지불하는 IT서비스.
N 스크린(N screen)
휴대폰·TV·PC 등 여러 개의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사용자가 같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