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에 잘나가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4개국)' 지역 투자 펀드들이 투자 국가에 따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는 물가 상승시의 투자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러시아펀드의 경우 최근 3개월 해외 지역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인도와 중국펀드의 경우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최근 텔레그래프는 팀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투자전략가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중국과 인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브펀드 인플레이션에 인기
최근 러·브펀드라고 불리는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가 이름만큼이나 사랑받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1.44%를 기록하는 동안 러시아와 브라질에 투자하는 러·브펀드는 6.6%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7.33%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 펀드는 2개월 전 기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회사인 러시아 가즈프롬, 브라질 최대 광산개발업체인 발레, 세계 3위 에너지기업인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에 4~6%씩 투자하고 있다.
저평가된 증시를 보유한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기업들이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도 최근 유가 상승 시 수혜를 볼 국가로 러시아를 꼽았다. 원자재 성장을 제외하더라도 러시아는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18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정치 변화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도 아직은 최근 3개월 -3.91%로 부진하다. 하지만 2011년에는 실업률이 그 어느 때보다 낮고 이익성장률도 22.5%로 예상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2014년에는 월드컵을, 2016년에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브라질에 비해 원자재와의 연관성이 높아 더욱 유망하다고 한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러브펀드가 주목받은 만큼 원자재 가격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플레이션에 친디아펀드는 울상
웃는 펀드가 있으면 울상인 펀드도 있다. 높은 성장률과 함께 찾아온 인플레이션에 친디아펀드(인도와 중국)의 수익률은 부진하다.
최근 3개월 러·브펀드가 6.6%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친디아펀드는 8.6%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미래에셋친디아컨슈머 1(주식)종류A' 펀드는 마이너스 11.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가장 양호한 수익률(-6.49%)을 기록한 'PCA친디아 자I- 1[주식]Class A'펀드는 인도 대표 IT 기업인 인포시스, 인도 최대 에너지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중국 최대 해저 원유생산업체인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에 3.5~5%씩 투자하고 있다. 인포시스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지난 분기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우려에 14.3% 하락했다. 하지만 다우존스 통신이 1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주식에 대한 비중을 전보다 확대하고 있다고 답변했듯 높은 경제성장률로 전망은 엇갈린다.
반대로 인도 증시의 경우 지난해 17%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2% 하락했다. 인도는 고평가된 주가, 두 자릿수로 상승한 식료품 가격이 문제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증권의 마이클 펜 글로벌 주식 총괄 투자전략가는 "인도는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라며 "브릭스 국가 중 유일하게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